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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게시물ID : gomin_436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향기없는폐인
추천 : 0
조회수 : 49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09/07 21:23:11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 오늘도 여전히 생각하는 것은 내 성정체성에 관한 것... 어쩌면 정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정하는건 내 스스로 일지도 모른다. 타인도 신도 부모도 아닌 내 스스로가 정한 나의 성정체성. 내가 그렇게 믿고 그렇게 알고 내 성정체성을 그렇게 단정 지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소수의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써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살아가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 성정체성을 보호 해 줄 사람도 없고 내 성정체성을 이해해 줄 사람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왜 나는 내 스스로가 이런 성정체성을 단정 지어버린건지 그 시발점이 무엇인지 내 스스로도 알 수는 없다. 다만, 어찌됐던간에 현재로선 이렇게 살아가는 방법밖엔 나에게 있어서 최선의 방법이다. 누군가 그랬지. 아니 나 스스로도... 현재 내가 이런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해도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이라고. 어쩌면 미래에도 난 이런 성정체성을 가지고 살 지도 모르고 아니면 다른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애 낳고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르고 여전히 이런 성정체성을 가진 것에 대해 불만을 토하며 보장받지 못하는 인권으로 한국이란 땅에서 살고 있을지도... 처음 내 성정체성을 깨달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난 아직까지 내 성정체성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내려지는 결론은 '왜?' 라는 말 뿐.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의 인생이란 내 스스로 정하여 향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정해져 있는 인생을 내가 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이 세상에서 평범하다라는 것에 속해있지 않은걸까 왜 나는 이런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남자를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사실 남자와 사겨보려고 노력을 안한건 아니다. 내가 좋다며 고백 해 온 남자들도 있었고 내 성정체성을 알면서도 나와 사귀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 좋다 이거야.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는 일은 정말 좋은 일이다. 물론, 거기에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면 금상첨화겠지. 사겨도 봤었다. 하지만, 내가 그녀들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달라도 엄청 달랐다. 노력도 해봤다. 좋아해보려고... 하지만 그게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다. 내 세상이 좁다고들 얘기하겠지. 그 틀 속에 쳐박혀 있으니 당연히 노력해도 안될 수 밖에 라고.. 모르는 것들은 그렇게 씨부리겠지. 내가 레즈비언이라고해서 내 주위에 여자만 있는건 아니거든. 나도 남들과 다를 거 없이 여자친구, 남자친구 주위에 참 많아. 레즈비언... 나를 아는 사람들 중에 내 성정체성이 이렇다 라는걸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거야. ...어쨌든 난 이래. 나는, 내 애인은 여자여야만해. 현재까지는... 미래를 단정짓지 않는건 나는 예언가나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이라고 말한다. 부정 할 때도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 질타, 욕설, 인격모독... 어린 나에겐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으니까. 도대체 왜? 난 왜 남들과 다를까. 난 왜 이래야만할까 하고 생각한게 하루 이틀이 아니야. 오늘도 지금 이 시간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이런 삶을 살고 있다는걸 원망하거나 후회하는건 아니야. 어쨌든 내 삶이 이렇다 라는걸 아무리 부정해봤자...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을테니까. 그래. 내 평생 내 성정체성을 숨기고 남자와 연애를 하고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언젠가 시간이 되서 죽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 삶은, 인간의 삶은 짧고 시간은 금방 가버린다.. 아깝다 이거야. 내 자신을 숨기고 사는게... 내가 과거에 무엇이었던간에 현재는 현재. 나는 나. 과연 성정체성이라는게 일관성있고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나는 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 하는 수 밖에 없겠지. 하지만 유동성이라면? 그 것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땐 난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난 이렇구나 하고 모든걸 인정해버리고 살아온 내 인생을 그 순간 없던 일 처럼 모두 지워버리고 새 삶을 시작해야될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러기엔 인간에겐 기억이라는게 무서울 만큼 강하다. 내가 만약 후에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고 있더라도 과거에 내 기억은 내 기억장치속에 여전히 남아있다. 내가 잊고 산다고하더라도 그 것이 정말로 잊혀지는건 아니다. 혼란스럽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 할 수도 없다. 이건 지극히 '내 문제' 이기 때문에........ 시간은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에 맞춰 나는 나이를 먹고 생김새도 변하고 내 환경도 변한다. 그 변화되는 순간에도 내 성정체성은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듯 그대로이다. 변하길 바라는 마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 단정지어줬으면 좋겠다.. 난, 너무 혼란스럽고 머리가 아프다. 언제까지고 남들은 하지 않을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난 나이가 먹도록 해야 하는 생각에 정말 너무 혼란스럽다... 차라리 신이 있다면 내 앞에 나타나서 넌 이렇다- 라고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세상은 나같은 소수자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잘못된 것이라고, 그건 옳지 않은 거라고 얘기 할 뿐... 그럼 왜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는걸까. 세상이 옳지 않다라고 단정지어버리는 나 같은 사람은 왜 이 세상에 존재하여 이렇게 고통스러워 해야 할까.. 죄를 짓지 않아도 왜 고통스러워 해야 할까... 옳고 그름의 개념은 무엇인가... 내가 옳다고 하면 그건 옳은게 되는거고 내가 그르다고 하면 그 것은 그른게 되어버리는건가? 누가 정했지?.. 만약, 살인을 저지르는게 옳은 일이라고 칭한다면? 그게 아주 오래전부터 옳은 일이라고 정해져있었다면? 아마 살인은 나쁜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거야. 그럼, 소수의 사람들도 평범하다고 했었다면 아마 난 지금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있겠지. 누가 정한거냐고... 모든 세계의 옳고 그름을 정한게 누구냐고.. 신? 아니, 아닐거야. 인간이겠지. 인간... 인간이 정해놓은 옳고 그름 속에 살고 있는거야. 옳은건 옳다고 믿어버리는, 그렇게 믿고 살고 있는 세상속에 불행하게도 내가 살고 있는거겠지. 환생이라는게 있다면 다시는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지 말아주세요. 인간으로 사는 삶은.. 정말 너무 고독하고 힘들어. 더더욱 소수의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죽지 못해 살고 있으니 너무 힘들다.. 뭐라고 끄적 거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순간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울컥했어. 10대때야, 그 것들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매일을 눈물로 보냈지만, 지금의 나는 많이 무덤덤 해졌나봐. 어쩌면 나 자신조차도 이 것이 당연하다- 라고 받아들였는건지도 모르겠어... 세상이 그렇다니까 결국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나'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세상에 이치에 당연하다- 라고 생각해버리고 나 자신을 세뇌시켜버렸나봐.. 결국 나도 인간인데 왜 같은 인간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지... 예- 전에 내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이런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었어. 그 때... 내 스스로 커밍아웃 하는게 두려워서 쓰고 확인 누른지 1분도 안되서 글을 지워버렸지만 말이야. 그게 한 두번이 아니었지... 근데 이젠 모르겠다. 그 땐 친구가 많은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건줄 알았어. 하지만 이젠 아니거든. 갈 사람들은 어차피 가게 되어있잖아?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지랄 염병을 해도 갈 사람들은 가게 되어있잖아. 결국 내 사람이 아니라는거겠지... 공감과 이해를 해달라는게 아니야. 그냥 '나'를 봐달라는 것 뿐이지... 이런 글 죄송합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뭐라고 쓴지도 모르겠네요... 민폐가 되었다면 글 삭제 할게요. 좋은 하루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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