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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정말 불 조심하세요 !!!!!
게시물ID : panic_670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사원
추천 : 9/6
조회수 : 15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5 11:30:32
28 평범한 회사에 다니며 자취하는 남자사람입니다.
 
어제 저녘에 일을마치고 1시간여 거리 떨어져있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유스호스텔에 잠시 들렸습니다.
 
어머니는 지인들 모임에 나가신상태셨고, 아버지와 직원분이 식사를 하고 계시길래 같이 앉아서 식사를 했죠.
 
그러구 두분은 물탱크 점검 하신다고 나가시고 혼자 설거지를 하고 간단한 산보나 좀 할까해서 걷고 있었죠
 
걸은지 얼마안돼서 밥타는 냄새가 나더군요. 시골에서 으레 있는 저녘시간대에 누가 논을 태우나, 또는 근처 백숙집에서
 
불을 지피나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고개를 잠깐돌렸는데 저희 유스호스텔 식당쪽에서 연기가 나더군요..
(참고로 저희가 저녘을 먹은곳은 부모님 자택이였고 불난곳은 유스호스텔 식당주방입니다)
 
정신없이 뛰어가 주방입구가 가까워질수록 다리가 떨려오더군요. 이미 주방입구는 연기가 뿜어져나오고있었구요.
 
여러분 영화같은거 보면 대장간에 있는 시뻘건 용광로 같은거 아시나요?
 
주방문을 열어보니 500인용 국솥이 타고 있더군요.. 그 큰 국솥이 빨갛게 달아올라 불타고 있었고
 
아래쪽은 이미녹아서 바닥으로 흘러내리며 불이 붙어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릴수가없었죠 아버지한테 연락을 해야 댄단 생각에 핸드폰을 들었는데 전화번호가 기억이 안나더군요.
 
급하게 최근통화목록을 내리면서 근처에 있는 소화기를 향해 달려가며 불이야를 외쳤죠
 
하지만 월요일이라 숙박손님도 거의없었고 직원들도 거의다 퇴근한 상황이다보니 아무도 오질 않더군요.
 
소화기 하나를 찾아 들어서 핀을 뽑는데 핀이 뽑히지가 않는거에요 몇번을 시도하다 던지고
 
다른 소화기를 급하게 찾았는데 다행히 핀이 뽑히더군요. 그 와중에 아버지 번호를 찾아서
 
통화를 하며 달려갔죠. "대표님 밑으로 내려와보세요 불"
 
여기까지가 제가 통화로 한말입니다. 손이떨려서 그만 폰이 떨어지면서 본체, 배터리, 배터리 덮개로 삼등분이 나버렸죠.
 
다시 끼워서 전원버튼을 끼고 다시 번호를 눌러서 통화를 하겠단 생각은 바로 접고, 제발 들으셧기를 속으로 생각하며
 
소화기를 화원에 뿌렸죠. 하지만 화원은 불붙은 나무따위가 아닌 500인용 국을 끓이겠다고 가열차게 뿜어져나오는 가스불이였죠.
 
아 그때의 머릿속의 하애짐은 이루말할수가 없겠네요. 어렸을때부터 배워온 불이나면 소화기란 공식이 막혀버리자 정말 할께 없더군요.
(왜 119에 신고를 하지 않았냐고 말하시면 할말은 없지만, 그 당시엔 정말 단 1~2분안에 가스배선이 녹아 가스통이 폭발해버릴것만 같은 생각에
신고 하고 어쩌구 저쩌구 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도저희 가스벨브를 찾아도 그 주방구조를 잘 모르는 탓에 찾아지지도, 언제 폭발할지도 모를 가스때문에 너무 두렵기도, 그렇다고 이대로 두었다간
 
부모님의 사업과 집을 잃게 될까봐 정말 미쳐버릴것만 같더라구요..
 
그 사이에 아버지와 직원분이 뛰어오셨죠. 연기속에서 헤메고 있는 나에게 일단 나오라고 외치시더라구요.
 
약간의 안도와 마지막일지도 모를 구세주에 등장에도 방법이 없다면 어쩌지란 두려움으로 주방을 빠져나오며
 
"벨브 잠그세요 벨브 벨브 벨브 벨브"
 
란 말만 계속 외쳤던 것 같네요.
 
당연스럽게도 벨브의 위치를 다 파악하고 계셧기에 바로 잠그셨고 녹아내린 국솥들 사이로 뿜어져나오던 엄청난
 
가스불이 힘을 잃자 잔여불은 크게 번지진 않아 소화기와 물로 끌수 있었습니다.
 
끄고 나서 보니 화재의 원인은 어머니가 청국장을 만들겠다며 오후쯤에 콩을 끓여? 볶아? 어째뜬 콩이였습니다.
 
말 그대로 깜빡 하신거죠. 정말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시지만 주말이나 가끔한번 아니면 잘 가지않는 집을 그날따라
 
찾아가 잘 하지도 않는 저녘 산책을 또 그날따라 하다가 조기라면 조기에 화재를 발견하여 진화할수 있었단게
 
너무 신기하네요.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마 큰 불이 나서야 발견하게 되고 이미 모든걸 잃은 뒤였겠죠..
 
아 아까 첨에 들었던 소화기 핀이 뽑히지 않았던 이유는 대표님이 학생들이 하도 핀을뽑아 장난을 쳐서 잘보이는 몇개 정도를 묶어두었다더군요.
 
평상시에 뽑았으면 아 묶여있구나 하면서 한번 휙 둘려서 뽑으면 뽑힐 핀이였지만 당황하니 그럴 기색이 전혀 없다고. 다음부턴 그러시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하며 소화기 분말과 그을음으로 난장판이 된 주방을 새벽까지 정리하고 출근하여 모닝커피 한잔에 마음을 돌리며 글을 쓰네요.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정말 여러분 화재는 무서운거에요.
 
저도 작년 말 우연한 기회로 cpr, 화재 등 긴급상황 대처에 대한 교육 수료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화마"를 앞에두면 정말 아무 생각도 아무 판단도 안됩니다. 정말 두렵기도, 한 순간 모든것이 끝날수도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지금 아침도 제대로 못 드시고 놀란 마음을 진정하기 어려워 하신다고 하시네요.
 
저는 오늘 아침 태운 담배도 두번세번 확인하고 커피잔에 잔여 커피로 다시 끄고 재떨이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네 조심조심 또 조심하세요!
 
 
 
 
자주 쓰지 않는 글이지만 항상 글은 '결'이 어렵군요..
 
저에겐 나쁜 경험이지만 제 경험글로 조금이나마 여러분들도 경각심을 일깨우시고
 
화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들 좋은 "불" 사용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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