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헬스장 탈의실은 사물함과 사물함 사이가 좁아서 양 쪽에서 옷을 갈아입으면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여느때처럼 웨이트를 끝내고 탈의실로 들어온 저는 훌렁 훌렁 옷을 벗고 비누와 샴푸를 들고 샤워실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때가 수영 유아반 마치는 7시라 수영을 마치고 뀨뀨꺄꺄 들어오는 꼬맹이들에 뒤섞여 샤워를 마친 한 분이 제 사물함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느끼시는 분들 많겠지만 운동을 마친 직후에는 땀범벅이라 누가 닿아도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됩니다 (닿으면 어차피 저쪽이 손해...난 씻을거고..). 하지만 샤워 후라면 접촉에 꽤 민감해지죠. 

그런데 이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한 꼬맹이가 제 앞으로 비집고 들어왔고 저의 소중이를 보호하려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순간 그 분의 엉덩이와 약 0.5초 간의 접촉이 일어났습니다.

찰나와 같은 접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은 그 분은 부르르 떨었고 저를 뒤따라 샤워실로 들어오시더니 후딱 헹구고 다시 나가시더라고요. 죄송한 마음 전할 길 없어 이렇게 다게에 올리니 그 때의 더러움은 잊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