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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논란중인 경상방언 나/노 에 관하여
게시물ID : humordata_1525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unningOU
추천 : 1
조회수 : 92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4/16 15:19:24
안녕하십니까.
일단 저는 대구출생 30년 토박이 입니다.
예전부터 아직까지 경상 방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네요.
그중 가장 이슈가 '귀엽노' 의 예와 같이 단독으로 감탄조의 의미로 쓰이냐 안쓰이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어학 전공으로서 학교에서 배운 부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어려운 부분은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자 할테니 찬찬히 읽어주세요. 
시간 없으신분들은 밑줄(-----------) 이하만 읽으셔도 됩니다.

(오타 등은 가볍게 넘어가주세요. 꼼꼼히 확인할 겨를이 없네요)


가장 먼저 이해하실 부분은 나/노의 발생 과정입니다.

국어역사학으로 고려가 건국되면서 그 전까지 쓰던 신라말은 더이상 표준어가 아닌 게 되어버립니다. 그 이후 평양/경기 말이 표준어가 되고 현재까지 약 1000년의 세월이 흘렀지요. 이때 의문형 어말어미도 다른 양상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경북/경남 방언도 경북 안에서도, 경남안에서도 조금씩은 다르게 발전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억양이 다른다는 게 있지요.

현재 표준어의 의문형 어말어미는 몇가지 안 됩니다. ~아/어?, ~까?, ~(ㄴ)가?, ~나? ~니? 정도지요.
ex) 먹니? 먹을까? 먹었어? 먹어? 먹는가? 먹나? 등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경상 방언은 중세국어(고려~임진왜란전)의 형태를 고유로 가지게 됩니다. 이말이 무슨말이냐하면
'오' 형의 의문과 '아'형의 의문입니다.
먼저, '아'형의 의문은 진위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즉 그 대답은 yes 아니면 no로 대답하게 되지요.
두번째 '오'형은 일정한 대답을 요구하는 의문입니다. 따라서 그 대답은 질문에 따라 다르게 됩니다.

현재 경상방언의 나/노 에서 'ㄴ'은 중세국어의 현재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보며, 이는 표준어에도 약간 남아있는 현상이므로 이해하실겁니다.
ex) 니 머 먹나? (너 지금 무언가를 먹는 행위를 하고 있니?)
      니 머 먹노? (너 지금 무엇을 먹고 있니?)

90%의 경우는 이렇게 나/노 의 구분이 글로써 판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100%는 아닙니다.

예를 보시죠

ex)니 카레 먹나?

어떻게 들리십니까? 네. 이 경우 크게 2가지로 해석됩니다. 
첫째는 너는 왜 밥을 안 먹지 않고 카레를 먹니? 두번째는 니가 먹는 것이 카레니? 
이렇게 해석됩니다. 첫번째의 경우 대답은 그냥, 먹고싶어서, 등으로 대답할 것이고, 두번째는 yes or no로 대답하게 되지요.
어떤가요? 위의 설명과 완전히 반대가 되지요? 
하지만 실제로 저 경우를 경상인이 헷갈릴 경우는 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상도에는 아직 성조가 남아있기 때문에 성조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
다음은 가장 논란이 되는 노에 관한 것입니다.

ex)귀엽노

지금까지의 글이 이것을 감탄조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평서형입니다.
표준어로 해석하면 귀엽네. 정도입니다.
표준어의 '귀엽네' 라는 말을 글로 써만 썼을 때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요?
의외로 귀엽우니 놀랍다는 반응 일 수도, 아니면 그냥 너무 귀여워서 하는 말일수도, 혹은 그저그런대 예의상 하는 말일 수도.. 천차만별일것입니다.
'귀엽노'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이때의 ~노. 의 경우는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것입니다. 단, 객관적사실의 확인은 아닙니다.
무슨말인가 하면
철수는 밥을 먹고 있네. 라는 표준어는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나타낼수도, 아니면 단지 사실을 확인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수 밥 먹노. 는 전적으로 자신의 주관적 판단만을 나타냅니다. (즉 저 문장에는 여러가지 말이 생략된 것일수 밖에 없습니다.)
즉, 주관적 판단이라 함은 어떠한 상태나 행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해가 되실런지요.

따라서 이 경우는 물음표를 붙일 수가 없습니다. 이 점이 포인트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형의 의문은 진위여부를 묻는다고 했지요. 즉 자신이 주관적인 판단을 마치고 나서 묻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형의 의문은 자신의 주관적판단이 없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경상도 사람들은
"니 카레 먹노?" 라는 이상한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니 카레 먹노. 라는 평서문은 가능한겁니다. 예쁘노. 도 마찬가지구요.

즉, 결론은 평서문에서 주관적판단이 들어있냐, 아니냐 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설명은 안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방언에 대한 연구논문들이 쓰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겠지요.




이해가 되시는지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쉽게 말할려고 했으나 글재주가 없어서...시간상 퇴고도 못 하겠고..ㅠㅠㅠ
혹시 이해가 안되시면 댓글로 여쭤봐 주세요. 제가 아는 한 설명해볼게요.

부디 많이 많이 이해하시고 논란이 잠정되었으면...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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