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우리 학교 뒷 산엔 무언가가 있다.
게시물ID : panic_782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irgil
추천 : 1
조회수 : 142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3/10 12:24:12
지루한 국어시간이 왔다.
 
국어시간만 되면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보아 국어책에 수면제를 발라서 출판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졸려도 참아야한다. 국어 선생님에게 졸은걸 걸리면 어떤 수난을 겪을지 모른다.....
 
졸리면 안되는데....
 
...
 
...
 
 
 
 
 
 
"이것들 봐라! 수업 시작한지 10분도 안되었는데 벌써들 졸고있어!"
 
 
 순간적으로 잠이 퍼뜩 달아난다. 당황해서 의자 뒤로 넘어질 뻔 했다. 난 아닌 척 했지만 친구들이랑 선생님은 이미 내가 반 쯤 넘어갔던걸 보고 말았다.
 
3초 정도 정적 후, 교실이 진동할 정도의 까마득한 웃음 소리가 퍼져나갔다.
 
"야이 O꺄, 그렇게 졸리냐? 너 어제 밤에 뭐 했어?"
 
평상시 같지 않다.
 
"오늘 배우는 건 재밌는거니까 졸지마."
 
왜지?
 
"아기장수 전설은 전국에 걸쳐서 꽤 많지."
 
이렇게 시작된 수업. 부패한 정부를 전복할 영웅이 나타났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는 전설.
 
"그 지역 중 하나가 여기 뒷산이야. 천마가 하늘로 승천한 산이라고 해서 천마산이라고 불렸지."
 
 
우리 동네에서는 철마산이라고 부른다. 발음이 쉬워서 그렇게 된 듯 하다. 어르신들이 항상 밤에는 산에 가는게 아니라고 했다. 어두워서 길을 잃기 쉬울 뿐더러 벌레도 많고, 어둡기 때문에 발을 헛디뎌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산 입구엔 약수터를 만들고 공원을 만들어놨다. 가로등까지 설치되어 있어서 밤에 가도 사고는 안일어나고 길도 잃진 않지만, 유난히 그래도 가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할머니께선 '산에는 산신령님이 사신단다. 밤에 함부로 찾아가면 안되는거란다.'라는 말을 해주시기도 하셨다.
 
천마라니. 그걸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다는게 웃기긴하다. 철마산은 산이라고 하기엔 작지만 그래도 지형이 험한 곳도 많다. 그런 곳에 가면 사고를 당해 죽을 수 있는건 당연하다. 밤에 가면 확률은 더 올라가는거고. 밤에 산에 가서 사고로 죽으면 산신령께서 노하셔서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는거지.
 
"그리고 이 구절을 봐라. 곡식들이 말과 병사가 되고 무기가 되었다는 구절. 곡식이 무엇을 뜻하는 것 같니?"
 
민중.
 
사람은 곡식 없이 살 수 없다. 즉 서민들.
 
"전설 속 장수는 우리들을 위해서 병사를 모은거야. 민중의 힘으로."
 
"어쩌면"
 
그러고 말이 이어졌다.
 
"여전히 저 산에는 병사를 훈련시키고 있지 않을까? 나라가 암흑기에 빠지면 정말 우리를 구원하러 올 지도 모르지."
 
 
 
 
 
 
 
그 수업이 끝나고 난 후 1차 야자를 끝내고 난 후의 쉬는 시간. 해가 벌써 저물고 없다.
 
바람을 쐬고 싶어서 잠깐 밖에 나갔다.
 
(..닥..... 닥...)
 
산 쪽에서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닥... 닥...닥)
 
 
한 두 개가 부딪치는 소리가 아니었다.
 
 
(다그닥.... 다그닥)
 
 
말 발굽 소리...같았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나를 향에 미소를 짓는 투명한 장수의 모습이.
 
그가 이끄는 군단이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우리를 구원해 주기 위함일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