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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는 사람의 미국대선 리뷰
게시물ID : sisa_7827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심한듯쉬크
추천 : 10
조회수 : 160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1/10 01:57:26
어제 저녁에, 우리집 아들들이 잠자리에 들면서,
엄마, 우리는 여성대통령을 가지는 첫 세대가 되는 거예요...하길래,
아침 일찍 엄마가, 깨워서 알려줄께 했는데.
늦은 밤 멘붕이 오더라고요.
내일 아이들이 일어나면, 뭐라고 설명해주나..하고요
우리 둘째는 엄마가 코리안이니, 쫒겨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수준이고
첫째는 그정도는 아닌걸 알길 알아요.

밤새 고민하다가, 애들한테 밥을 먹이면서 말했어요.
무엇보다, 이럴때일수록 밥을 많이 먹고, 건강해야한다
그리고, 희망을 놓지 마라.
4년뒤에 다시 투표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수준을, 그리고, 그 속내를 정확히 읽어라
말하는 것과 다르게, 차마 말로는 못하는, 그들의 속 마음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이예요.

박근혜를 겪은 한국엄마의 내공은
다른 건 몰라도,
좌절에는 빛의 속도로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단련이 되어 있어요.
그들이 원하는 게
정신적 멘붕, 육체피로, 절망감으로 투표의지 저하,
그리고, 우리들끼리 말하고, 우리들끼리만 공감하며, 상대방 설득을 포기하며, 체념하는 거 아닌가요.


아이들이 제 말을 알아들었는지는 몰라도,
아침을 참으로 많이도 먹고,
4년뒤에는 자긴 열네살이 되니, 무척 많이 늙었을거라고 재잘거리며 학교를 갔어요.

제 생각에는 
어찌되었건, 미국민이 원한 건 변화였고,
그간의 정치가 보여주었던 것들에 대한 실망
살기 힘들어진 현실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어딘가로 향해 쏟아붓고 싶었는데.
트럼프가 그 흐름에 올라탔고,
맞건 틀리건 사이다를 괄괄 부어 주어서, 갑갑함을 풀어줬고..
각박한 생활, 현찰 백불도 여유돈이 없어서 절절돼는 허울좋은 미국인중산층의 삶에
메시지를 던지는 데, 로맨틱 성공적..했다고 봐요.
그 많은 허물과 단점들을 미국인들이 몰랐을까요
그래도 속시원한거..차마 속으로 말 못하는 막말들 대신해준거..
기존 정치인들에게 엿먹이는 재미가 투표하는 손맛으로 착착 붙었겠죠.

트럼프의 승리보다 힐러리의 패배가 더 정확한 말인거 같아요.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메시지를 제대로 못읽어서,
기존에 낡은 이미지 그대로의 힐러리할매를 후보로 내세우고
그 밥에 그 나물스타일인 안일한 선거를 내내 보여주고
결과적으로, 동네 주정뱅이 아저씨한테 대통령직을 가져다 바친 민주당은 더욱 패배고요.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듯..
부끄러움도 국민몫이고요.
더욱 더 힘들어지는 삶도 국민 몫이고요.
노골적인 강팍함을 제일 세게, 제일 먼저 피부로 느끼는 건,
국민중에서도 약한 소수인종, 저소득층, 아직 자리잡지 못한 이민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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