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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7577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설월화
추천 : 0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7 17:05:40
어제는 메신져 속보 알림을 흘깃 보고 넘겼습니다.
회사 업무로 정신없어서 늦게까지 야근하고 침대 누워서야 제대로 사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 어린 학생들과 부모님에 대한 안쓰러움, 죄송함.
여러분들이 올려 주시는 속 터져나가는 얘기들...
울분은 치솟고 감정이 격해져서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해 뜬눈으로 샜습니다.
 
조금 지나면 하루 해가 저물건데 오늘 온종일 일을 못했습니다.
뭔가 새로운 소식,좋은 소식 없는지 계속 새로고침 누르게 되고,
사고 관련 글들 다시 정독하고 있으려니 눈물이 계속 흐릅니다.
 
4명 같이 일하는 조그만 사무실이라 붉어진 눈시울과 콧물 들이키는 소리에 티가 났나 봅니다.
화장실 다녀오고, 담배 태우느라 들락거리니 대표가 정신 챙기고 집중하라 눈치를 줍니다.
 
점심 같이 먹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고 울컥 토했더니
대표는 다 같은 심정이고 힘드니 오늘은 일찍 업무 끝내고 쉬자고 합니다.
 
대표랑 아래 직원은 외근나가고 지금은 사무실엔 띠동갑 아래 여직원이랑 둘만 있는데
바로 마주앉은 책상이라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눈물이 흐르고 감추려고 들면 얼굴이 마주치고.
 
도저히 주체할 수 없어 10년지기 친구한테 메신져로 하소연, 넋두리를 했습니다.
'메마르다 못해 한가뭄에 쩍쩍 벌어진 논보다 삭막한 넌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랍니다.
'감성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가진 연민, 동정, 교감인 거고, 나도 사람이다!'
기분 풀어주려 말 건내주는 착한 앤데 못난 소리 해버렸습니다.
 
막내가 다들 잘 될 거라며 손수 따뜻한 차를 가져다 줍니다.
소도둑 같은 서른 여덟 남정네가 스물 여섯 막내에게서 위로를 받는데도
새벽부터 내리 흘린 눈물이 마르려 하질 않습니다.
 
외근 나간 대표가 막내 퇴근 시키고 일찍 사무실 정리하라고 합니다.
밥값 제대로 못하는 월급도둑인데 참 좋은 사람입니다.
 
신경 곤두서면 며칠이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편이라 답답한 속도 내릴 겸 막걸리 한잔이 간절한데
떨고 있을 아이들, 목숨 내놓고 구조하시는 분들 떠올리자면
눈물 흘리는 제 모습이 너무 간사하고 추악해 보입니다.
 
저기 계신 분들은 천배만배 더 힘들고 아프실텐데 그저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오늘 밤 또 하얗게 지새도 좋고, 얼굴이 다 까질 만큼 눈물 흘려도 좋으니
제발 좋은 소식만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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