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갈라져 있는데 왜 충청동도, 충청서도가 아닌가요?
Q. 충청도는 지리적으로는 확실히 동서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충청동도나 충청서도가 아닌 충청남도, 충청북도라고 부르는 거죠? A. 35년입니다. 기자가 대한민국의 지도가 토끼를 닮았느니 호랑이를 닮았느니 옥신각신하며 들여다본 시간입니다. 심지어 충청도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충남 ㅎ고. 자책에 빠졌습니다. ‘나는 왜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없을까.’ 충남 ㅎ고라고 쓰면서도 왜 단 한 번도 충서 ㅎ고가 아닐까 하는 의심조차 하지 못했느냐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감수성으로 기자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독자님의 감수성에 존경을 표합니다. 당신은 감수성 종결자. 위안으로 삼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경악한 게 저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구르는 낙엽만 봐도 시를 썼던 동창 승조도, 한때 말만으로 소주병 뚜껑을 딸 정도의 언변을 자랑했던 후배 명식이도 처음에는 “충서 ㅎ고가 왜 아니란 말이냐”에 황당해하다가 당황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