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제가 프리랜서로 일할때라 직접 거래처 돌면서 일을 따야 했었어요 그러다가 아는 분이 이거 너 할래? 하면서 주셨던 일이 너무 마음에 드는 거에요 보니까 작업실도 있고 페이나 환경도 좋아서 냉큼 하겠다고 하고 그분께 연락을 드렸죠 일단 작업실 한번 보고 얘기도 나눠봐야 되지 않겠냐고 하셔서 주소 알려주신 곳으로 갔어요
주소가 아파트로 돼있었지만 그분도 프리랜서라 자택 근무 하신다고 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제가 갔던 그날 마침 아파트 전체 정전이 된거에요 주민들 전부 밖에 나와서 웅성 웅성 하고 있고 그때까지도 별 생각 없었어요
일단 그분 집으로 가서 촛불 켜고 얘기 하는데 얘기도 잘 통하고 해서 슬슬 집에 가려는데 음료수 한잔 드시라면서 냉장고에서 비타xxx을 꺼내 주시더라구요 뚜껑도 따주셔서 목 말랐던 참에 원샷을 했죠
그리고 나서부터 진짜 신기한게 너무 너무 졸린거에요 바닥에 앉아있었는데 몸이 자꾸 옆으로 쓰러지고 그러다 완전히 잠 들려는데 그분이 저를 흔들어 깨우시더니 데려다 준다고 하시더라구요 잠이 미친듯이 쏟아지는데 겨우 정신줄 잡고 그분 차까지 가서 차에서 바로 기절했나봐요
그러다 그분이 또 깨우시면서 집앞에 다왔다고 내리시라고 해서 내려서 집에 왔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변기 붙잡고 토했어요
제가 좀 모든 일에 무덤덤하고 의심 같은걸 안하는 성격이라 이런 일을 겪고도 며칠동안 별 생각을 안했었는데 친구한테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니까 쌍욕을 하면서 등짝을 철썩 철썩 ㅠㅠㅠ
친구가 그거 음료수에 수면제 넣은거 아니냐고 그러는데 진짜 신기한게 그 음료수를 딱 먹고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할때 뭐지? 갑자기 왜 졸리지? 음료수에 수면제 탔나? 이런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그냥 아 졸려.. 오늘 많이 피곤했나보다.. 이런 생각이 드니깐 의심을 못했었거든요
그러고 보면.... 그날 정전이 돼서 사람들이 바깥에 많으니까 그냥 집으로 돌려 보낸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범죄가 목적이었다면 목표는 내가 아니었고 나한테는 수면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나 확인을 해본건가 싶기도 하고.....
그분 소개 시켜줬던 아는 분께 그분이랑 아직 같이 일하냐고 물었더니 연락 안한지 꽤 됐다는데 문득 생각하니 팔 다리에 소름이 돋아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