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제 수표도난사건 후기에요(스압)
게시물ID : freeboard_758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간꽃
추천 : 8
조회수 : 6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18 10:06:01
댓글로 적을까하다가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게시물을 적습니다.
경찰서에서도 폰으로 여러분들 댓글 읽었어요ㅎ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하는 게 아니었군요ㅠㅠ 계속 갈등하다 덕분에 신고 확실하게 했어요.
오후 3시쯤, 아빠랑 같이 우선 그 슈퍼에 갔어요.
아빠가 아주머니께 정말 감사하다고, 덕분에 피해를 면했다는 인사를 하시고는 혹시 CCTV 자료를 좀 받을 수 없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아주머니는 그럴 줄 알았다면서 4GB짜리 USB를 내미셨어요. 집에서 쓰던 USB에 담아놓으셨다면서...
필요하다면 경찰에 출석도 해주겠다고, 요새 애들 참 거시기하다면서 저랑 아빠를 위로해주시더군요.
감사한 마음에 아빠가 사들고오신 16GB USB와 제가 회사에서 나오면서 샀던 바움쿠헨을 드리고 경찰서로 갔습니다.
민원실에 들어가서 진정서를 작성하고나니 잠시 기다리시라고 하더군요. 잠깐 기다렸다가 경찰관이 안내해주는 곳으로 갔습니다.
입구에 수사과라고 적혀있더군요.
들어가서 김00 형사님과 조서를 썼습니다. 그 분이 진정서를 쭉 읽으시고는 돈도 찾았고, 피해도 없는데 그냥 용서해주시는게 어떻겠냐고 묻더군요. 아무리 성인이라지만 아직 학생이고, 이게 조사를 받으면 전과기록이 남는다면서요.
그리고 신고를 한다면 기껏해야 벌금형이나 기소유예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하셔야겠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서 잘못을 알고 반성한다면 용서하려고 했었다면서 문자를 보여드렸어요.
그랬더니 형사님...초사이언으로 변하시려고 하시더군요. 뭐 이런새끼들이 다있냐면서 용서를 받았으면 감사하다고 다시는 하지않겠다고 엎드려 있어도 시원찮은판에 이게 뭐하는 개xx이냐면서 막 화를 내시더군요.
오히려 저랑 아빠가 좀 당황했습니다. 형사님도 민망하셨는지 아 죄송합니다. 이런 놈들이 제법있어서...화가 나셨겠네요...이러시고는 조서작성을 하자고 하시더군요.
신고자는 아빠지만 그 상황을 지켜본 건 저였기 때문에 따로 조사를 했어요. 아빠 먼저하고, 뒤에 제가 참조인으로 추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그쪽 연락처랑 학생증사진도 다 제출했구요. CCTV는 제출하지않았습니다. 계속 망설이고 있었어요...
아무튼 조사를 다 받고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어요. 마지막에 그 조서를 인쇄해서 종이마다 지장을 찍고나니까 형사님이 수고하셨다고 하시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거시더군요.
저랑 아빠는 그대로 경찰서를 나왔구요. 회사까지 가면서 아빠나 저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도착해서 사장님께 상황 설명해드리고 밀린 일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학생 중 한명이었습니다. 받았더니 경찰에 신고하셨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랬다 라고 말했더니 막 지금 만날 수 있냐고, 할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떡할까 고민하는데 사장님께서 "여기로 오라고 하지?" 이러시더군요. 그래서 사무실 위치 말해주고 그리로 오라고 했구요.
온 사람은 총 3사람이었어요. 저랑 문자한 학생만 안왔더라구요.
오자마자 저한테 잠깐 나가서 얘기 좀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일해야한다고, 신고한다고 2시간을 낭비해서 일이 밀려서 한발짝도 못나간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들끼리 뻘쭘하게 서있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더군요.
그리고는 막 빌었어요. 잘못했다고 자기들은 하지말자고 했다나? 그친구가 주워서 쓰자고 했을때 그러지말자고 했다고, 근데 걔가 다 방법이 있다면서 자기들을 억지로 데리고 그 가게로 갔다고 하더군요.
내 참 어이가 없어서....이제는 하다하다 책임전가냐...하는 생각이 드니까 진짜 현기증이 나더군요.
그 애들은 계속 울면서 자기들이 그런거 아니라고, 잘못했다고 빌더군요.
나한테 빌어봤자 소용없다, 이미 경찰에 접수한 상태라서 판단은 형사님이 해주실꺼다. 라고 말했더니 막 울면서 자기들은 정말로 할 생각이 없었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막 빌더군요.
그래서 "그래? 정말로 억지로 끌려들어갔어?" 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그런게 아니면 집이랑도 먼 그 동네에 왜 갔겠느냐고 그러더군요. 집이 근처라서 왔다는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걸 이렇게 알게됐네요.
가게에서도 말렸었냐고 물었더니 그랬다는 말에 그럼 CCTV 확인해보면 되겠네! 이러고 받아온 USB를 틀었습니다.
하.....말렸다니....CCTV에서 벗어난 곳에서는 말렸을지도 모르지만 찍힌 모습에서는 전혀 싫은데 억지로 끌려온 애들 같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더 신나서 초콜릿 고르고 그러고 있던데.......
이미 다 들켰는데 또 거짓말했어..지들 용서받자고 친구를 모함했어...이놈들이 제일 나빠...이런 생각을 하니까 현기증이 나고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요새 애들 진짜 무섭구나 싶고...제가 그러고 멘붕해 있으니까 사장님이 대신 애들 혼내고 내쫓으셨어요.
실컷 나쁜짓 같이 할때는 친구고, 책임지라니까 발 쏙 빼냐면서 얼른 꺼지라고 그 더러운 눈물은 경찰서에서 니 부모앞에서나 흘리라면서 막 소리를 질러 쫓아내주셨어요.
끝까지 안나가려고 하는 놈들한테 이놈들이 콩밥 제대로 먹어봐야 정신차리겠냐면서 죄를 또 늘리냐고 소리치셨고, 그놈들은 꽁지빠지게 도망가더군요.
사장님이 괜찮겠냐고, 오늘은 그만하고 들어가 쉬라고 하셔서 감사하다 그러고 집에 갔어요.
그러고 몇시간 정도 지나서 7시 반쯤이었나? 전화가 왔어요. 형사님이셨는데 경찰서로 와주실 수 있겠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러겠다고 하고 준비해서 마침 퇴근해서 오고계시던 아빠랑 같이 갔어요.
갔더니 학생들이 조사를 받고 있었어요. 어머니들이 한바탕 난리를 치고 계셨구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들어가니 형사님이 이 학생들 진술이랑 제가 적은 진술이랑 다르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들은 우리 애들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런식으로 말을 했냐, 오해를 하신거다, 우리 애들이 그런게 아니다 이러시더군요.
힐끗 학생들을 쳐다보니 울었는지 얼굴이 엉망이더군요. 무슨 말을 했나 들어나보자 싶어서 뭐라고 했냐고 물으니 아니나다를까 자기들은 죄가 없다고 했더군요.
죄가 있다면 그런 짓을 하는 친구 옆에 있었다는 것 뿐이라나? 한 어머니께서는 친구를 말리지 못한 죄가 있지만 그래도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라고 주장하셨고, 한 어머니는 듣자하니 피해본것도 없다고 하던데 꼭 신고까지 해야겠냐면서 적반하장으로 소리를 치시더군요.
너무 화가나서 내가 피해본게 왜 없냐고, 내 낭비된 시간이랑 정신적 충격은 피해 아니냐고 물었더니 애당초 수표간수 못한 그쪽 잘못이라면서 그러더군요.
아빠는 가만히 듣고만 계시다가 조용히 USB를 형사님께 내미셨습니다. 형사님이 뭐냐고 물으셨고, 아빠는 그냥 틀어보시라고 했어요.
그걸 보자마자 형사님은 노발대발하셔서 "이것들이 어디서 거짓말을 해!!!" 라면서 모니터를 돌려서 보여주더군요.
그걸 본 어머니 두분은 그 즉시 아들놈 등짝을 후려치시더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만 연발하셨고, 나머지 한분은 근데 뭐 어쩌라는건데 라는 식이시더군요.
형사님은 거짓진술은 엄연한 범죄라고 막 소리를 치셨고, 어머니 두분은 죄송하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시더군요. 그러고 있는데 나머지 한 아이, 저한테 문자한 아이가 왔습니다.
그 아이를 보자마자 뻔뻔하시던 어머니께서 그아이를 잡아뜯어 죽일려고 하시더군요. 너 때문에 우리 자식이 이리되었다!! 하시면서.
근데 형사님이 어디서 행패냐면서 공무집행방해로 콩밥 드시고 싶냐고 소리 버럭 지르니까 진정하시더군요.
그 아이는 저를 슬쩍 쳐다보더니 형사님 앞에 앉았습니다. 근데 얼굴이 엉망이더라구요. 울어서 그런건지 맞은건지 퉁퉁 부어있었어요.
그학생 뒤를 따라서 학생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분이 들어오셨고, 그 분은 들어오자마자 피해자분 와계시냐고 형사님께 묻더군요. 형사님이 저기 저분들이라고 알려주시니까 갑자기 저희 앞에서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시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눈물을 흘리시진 않았지만 목소리에 눈물이 묻어났습니다.
죄송하다. 자식 교육을 잘못시킨 탓이다. 어떻게 아이가 나쁘다고 말하겠냐, 다 내 잘못이요 내 업보다. 자식새끼가 이런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어깨에 힘주고 그러고 살았다. 뭐라고 더 사죄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죄송하다.
이런말씀을 계속 반복하시면서 사과를 하셨습니다. 아빠가 일어나시라고 그만 됐다고 했지만 계속 꿇어앉으신 채로 사과를 하시더군요.
이러신다고 해도 취하 못해드린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분은 그걸 바라고 이러고 있는게 아니라고 하셨어요.
취하 하면 안된다고,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다만 너무 부끄러워서, 부끄럽고 죄송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그러시더군요.
다 자식교육 잘못시킨 자신의 탓이라면서 사과하시는 아버님을 보고 괜히 신고했나 싶어졌었어요. 이런 모습 보자고 신고한게 아닌데...
그 아버님께서 계속 사과를 하시니 다른 두 어머니들도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시더군요. 눈물을 흘리시면서 자식교육 잘못시켰다고 다 당신들 잘못이라고 말씀하시는 모습들을 보자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아빠는 형사님께 최대한 이 학생들이 살면서 불이익을 당하지않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그렇게 저희 부녀는 씁쓸한 마음을 안고 집에 왔습니다.
점유이탈물 횡령 미수죄로 신고가 됐습니다. 한달정도 후에 판결문이 날아온다고 하더군요.
이전 글에 후기를 남겨달라는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신고를 했는데,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도 마음은 좋지않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