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와 화영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코어콘텐츠미디어, 티아라닷컴, 티진요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 | 오영경 기자] 걸그룹 티아라와 화영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국내 정서로 본다면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도 '티아라 사태'에 묻혀버릴 기세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네티즌들은 자신과 아무 관련도 없는 걸그룹의 일에 마치 내 가족의 일인냥 이토록 분노하고 열을 올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룹 내 왕따'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숱하게 보거나 직접 겪어왔던, 아니 지금도 누군가는 겪고 있을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서 무리만 지어지면 숱하게 발생하는 이 '왕따' 현상은 학창시절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직장인들 역시 직장 내 왕따를 경험하고 어느 누구에게 털어놓지도 못한 채 끙끙 앓으며 이직을 꿈꾼다.
이러한 공감대의 힘은 무서웠다. 더 이상 화영의 사건은 나와 상관 없는 멀고 먼 걸그룹 티아라의 어느 멤버 이야기가 아니었다. 내가 당하고 내 주변의 누군가가 겪은 이 '이유 없는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라는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왕따의 고통. 그 끔찍한 상황을 경험해본 이들은 모두 화영의 편이 됐고 이 사건을 계기로 숨겨왔던 개개인의 분노들이 힘을 합쳐 표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네티즌들에게 티아라 사태는 '인간사회의 축소판'인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티아라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의 화영 전속계약 해지 발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자초했다. 일방적인 피해자로 동정 받고 있는 화영을 되려 내쫓는 꼴이 돼 네티즌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 이러한 공분은 가해자로 몰리고 있는 티아라를 응징하고 말겠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분노의 힘은 강했다. 팬마저도 안티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누적 방문자수가 4백만 명을 웃도는 티아라 최대 팬커뮤니티 조차 문을 닫았다. 티아라닷컴 운영자는 30일 공지사항에 "티아라닷컴 사이트 운영을 종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홈페이지 폐쇄 사실을 알렸다.
'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티진요)'라는 커뮤니티는 개설 이틀 만에 회원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티진요'에는 '화영 왕따설'을 증명할, 티아라 멤버들의 과거 행적을 담은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화영응원'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화영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연예인 동료 선후배들도 SNS 등을 통해 화영을 격려했다. 심지어 이제는 이번 사태를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는 뻔뻔한 홍보사들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티아라를 둘러싼 여론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 해도 이 걸그룹이 더 이상 상큼하고 발랄한 '삼촌들의 비타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타진요'처럼 법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애초에 아닌만큼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화영아 조용히 있어라"라는 반협박의 방식으로는 이 사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긴 모든 것은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차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