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의 경우까지는 바라지는 않았어요.
정말 최소한도의 야구할 공간을 바랬습니다.
혹여나 안전사고가 날까봐 말랑한 안전구를 가지고 놀았건만
'귀찮아 귀찮아 그런거 나 몰라' 가 얼굴에 쓰여있는 관리자들에 의해
학교 운동장에서 쫒겨나던게 25번째쯤 반복되니(25번이 농담이 아닌것을 잘 아시리라 생각해요.),
처음엔 실망 다음엔 분노.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 여럿 있었으니 그저 돈 오십이나 백이나 모아
장비사고 유니폼맞추고 리그비 내고.
하지만 그런걸 원하던게 아니었어요.
서울 사는데 김포,양평까지 기름태우며 교통정체 감수까지 하고
2시간 이동 불과 2시간 게임 그리고 다시 2시간 들여 복귀.
모든 팀원의 일정을 맞출수 없으니 9명의 배수정도로 팀원을 받을수 밖에 없고
많아진 팀원은 동등한 비용을 내기에 생기는 주전,후보문제.
현재 한국의 사회인야구 시스템은 열정으로 아주 만족스럽게 잘 즐기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개인의 취향에는 합하지 않았네요.
열정이 조금 부족하고, 지갑이 조금 가볍고, 시간이 조금 없고, 야구실력이 조금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수 있는 야구를 바랬습니다.
축구,농구는 가능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서 바로 이번주 일요일에 학교 운동장에 나가
볼을 차는 학생 혹은 성인들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저도 같이 공좀 차도 될까요?.
하면 됩니다. 아주아주 높은 확율로 운동을 즐기실수 있을거에요.
그럼 야구는요?
사실은 정말 간단한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일본,미국수준의 인구당 야구장 비율을 확보하면 그것으로 끝.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한국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제기랄 그럼 직접 할수밖에. 실망 다음엔 분노 그리고 실행.
여기까지 2년여전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내려놓는 과정은 '야구란 무엇인가'의 질문에 답을 요구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른 가치의 판단을 가지고 있고 야구에 대한 생각도 모두 다르겠죠.
야구란 무엇입니까?
색을 맞춰 번호와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
10만 제곱미터의 정식구장에 잔디는 싱그럽게 빛나고,
마운드에 선 투수의 손끝에서 벗어난 소가죽과 양모로 구성된 야구공이
미트찟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것은 참 좋습니다.
머니볼의 브래드피트가 야구장에 홀로앉아 읍조리듯 안좋아할수 없는 장면이에요.
그럼에도 중세의 미드볼부터 근세의 라운더스 이후까지를 이어오는
야구의 필수요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원한다면 자유로이 모여 비용없이 즐길수 있는 야구.
던지는 사람과 때리는 사람이 있고 날아오는 공을 받는 사람. 그리고 달릴수있는 루가 있다면
그 외에 모든것을 우선순위가 아니었습니다.
축구장의 두배크기인데 플레이 인원은 더 적습니다.
한국의 도시에서 야구가 이뤄지지 못하는 단순한 이유죠.
도깨비배트로 경식구를 130m를 날려보내면 더 재밌을 확율이 높겠습니다만
이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조건이에요. 홈에서 제일 먼 거리를 120m에서 70m로만
줄일수 있어도 야구장의 면적을 축구장 수준으로 바꾸는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30인치의 유소년 나무배트와 연식구는
중고교엘리트선수의 풀스윙도 70m급 비거리로 바꿔줍니다.
공간을 찾는데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린듯 하네요.
야구 좋아하는 친구들,형님들과 여러곳을 다니며 장소를 물색하기 반년여.
서울의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누구나 사용가능한 체육시설로 허가된 25000제곱미터 이상의 공간을 찾아낸것이 대략 1년 육개월여 전.
그렇게 자유로운 야구를 한지 일년 반쯤 된 어제.
더욱 즐거운 야구를 위해 도림야구장의 야구그물망 1차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있었고
무사히 완료되어 기쁩니다.
도림야구장에 네트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천변등의 다목적 운동장에서 야구가 이뤄질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대략 오백에서 팔백정도의 예산이 계산되는데,
기성품 이동식 네트를 구입하고 필요한 부분은 직접 네트와 프레임을 제작합니다.
더불어 이동할 1.5톤 트럭 혹은 스타렉스 정도의 차량이 있어야겠죠.
당연히 브래드피트가 읍조리던 야구와는 조금 다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