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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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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ango
추천 : 12
조회수 : 27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9 01:33:52
2010년 기산데, 서해에 대해 자세히 써놓은 기사라 가져왔습니다.

구조하시는 분들 힘내십시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0&no=168396

[WEEKEND 매경] 서해의 비밀
빈번한 선박좌초…해난구조원에겐 지옥…남북긴장의 상징… 우리도 모르는 서해

"흑산도 바다에는 어족이 다양하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이 드물어…." 조선후기 정약전(다산 정약용의 형)이 지은 우리나라 최고(最古) 어류학 사전으로 꼽히는 자산어보(玆山魚譜). 이 책에는 흑산도를 중심으로 서해의 수산동식물 155종에 대한 명칭과 행태, 습성 등이 기록돼 있다. 국내 최고 어류학 사전이 서해를 배경으로 쓰인 것은 단지 저자가 흑산도에 유배됐기 때문만일까? 1895년 영국 순양함이 인천 월미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승선한 영국군 448명 전원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을 떠나 인도양과 남중국해 등 대양을 누볐을 군함이 왜 얕은 서해 조류에 휩쓸려 침몰했을까? 지난 2004년 3월. 세계적 다이버였던 영국인 존 베넷(당시 44세)은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다이빙 도중 실종됐다. 앞서 그는 2001년 필리핀 푸에르토갈레라에서 해저 308m까지 잠수해 세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그런 다이빙 전문가가 평균 수심 44m에 불과한 서해에서 왜 방향감각을 잃고 실종됐을까? 해군 초계함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의 시선이 서해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서해`는 판문점과 휴전선처럼 남북긴장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세계적인 해양학 교과서에도 나온다는 서해에 대해 정작 우리는 너무 모르고 지내왔던 것은 아닐까. 왜 이곳에 어족이 풍부하고, 세계적 다이버가 실종되며, 대영제국의 군함도 침몰할까? 

★ 평균 수심 44m…해저 가시거리 불과 1m 

서해는 1만~2만년 전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120m가량 낮아 드넓은 평야였다. 이후 해수면이 상승하며 점차 서해의 면적도 넓어졌다. 

우리는 서해로 부르지만 중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황해(黃海)라는 지명이 통용되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황하의 토사가 바다로 흘러들어 물이 탁하기 때문이다. 

총면적은 약 38만㎢이며 평균 수심은 약 44m에 불과하다. 가장 깊은 곳도 100m를 넘지 않는 대륙붕 지역으로 제주도 남단 이어도까지 이어진다. 평균 수심 100m, 2000m에 달하는 남해나 동해에 비할 바가 못된다. 

해저 바닥은 수십 ㎝에서 수십 m의 연흔(漣痕ㆍ모래나 뻘에 나타나는 물결모양) 모양 토사가 쌓여 있다. 

서해로 흐르는 강은 큰 것만 10곳이 넘는다. 

한국의 한강 금강 영산강과 북한의 압록강 청천강 대동강이 모두 서해로 흐른다. 

중국에서는 북쪽 만주에서 롼허강 따린허강 랴오허강이, 본토에서는 황하와 창강이 서해로 흐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서해의 가시거리는 매우 짧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서해연구소 박동수 연구원은 "황하에서 토사가 쏟아져 나오고 수심이 얕은 데다 파랑(波浪)으로 바닥의 뻘까지 일어나 바닷물이 더욱 뿌옇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해와 남해의 가시거리와 비교하면 서해는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동해가 물속 10m까지 볼 수 있다면 서해는 1m 정도밖에 볼 수 없다. 사실 1m 이내의 뿌연 토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존 베넷과 같은 세계적 다이버들도 서해에서 쉽게 방향감각을 상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 심한 `조석현상`세계적 연구대상 

서해에서는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인해 해수면 높이가 변하는 조석현상이 심하게 일어난다. 

수직으로 물높이가 바뀌는 것이 조석현상이라고 한다면 조류(潮流)는 수평으로 바닷물이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서해는 캐나다의 펀디만, 프랑스의 생미셸만과 더불어 조석현상이 심한 3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수직적인 조석현상이 심하면 수평적인 조류 흐름도 빠르게 된다. 선박 좌초 등 해양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해는 한국과 북한, 중국에 의해 동서북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만 바다로 열려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김호균 박사는 "대양과 통하는 동해의 조류 에너지는 분산돼 있지만, 서해는 한쪽(남쪽)으로 집중돼 있어 유속이 빠를 수밖에 없다"며 "서해의 해양 환경은 세계적으로 연구거리가 될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넓은 서해 바다의 평균 조류 속도를 평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동해ㆍ남해와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동해를 1로 보면 남해는 3, 서해는 5~7에 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물의 수직적 높이를 나타내는 조석현상은 서해에서 12시간 25분 간격으로 하루 두 차례 일어난다. 

우리나라 서해 연안에서 인천 앞바다가 최대 9m로 조석 차가 가장 크고, 남으로 내려갈수록 낮아 목포 앞바다는 3m가량에 그친다. 

서해의 이런 특징을 알지 못하면 영국 순양함과 같은 대형 군함도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하는 일을 당할 수 있다. 

★ 수온차로 안개도 잦아 

겨울에 차가워진 바닷물은 4~5월 표층부터 데워지기 시작한다. 김 박사는 "연안의 표층과 심층의 온도차로 바닷물의 혼합 현상이 발생하면 위 아래 조류 흐름을 더욱 빠르게 한다"며 "이런 곳은 전선 형성으로 인해 안개가 자주 형성돼 선박 항해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북 흑산도가 예부터 어항이 발달하게 된 배경도 서해 안개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흑산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7.2㎞ 거리에 위치한다. 먼 바다로 조업에 나섰던 어선들이 자욱해진 안개로 육지까지 귀항이 어려워지면 흑산도에 일단 배를 정박해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흑산도 어항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서찬동 기자 

■ 심한 조석간만의 차 에너지개발 유리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문제로 인해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조류가 빠르고 조석현상이 큰 서해는 해양에너지를 얻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류발전은 조류의 흐름으로 수차를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건설이 필요 없고 바다 속에 수차를 설치해 에너지를 얻게 된다. 또한 흐름을 알기 힘든 바람(풍력)과 달리 어느 정도 에너지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으며, 바닷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커 작은 수차를 사용해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지난해 5월 조류에너지가 가장 큰 전남 진도 울돌목의 협수로 부근에 조류발전소가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 울돌목이 천혜의 조류발전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쓰레기가 많이 밀려오는 단점도 있다. 쓰레기가 밀려와 터빈에 감기는 현상이 나타나 발전소 측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터빈을 감싸 보호하고 있다. 

물의 흐름을 이용하는 조류에너지와 달리 조석에너지는 수직적인 조석현상을 이용한다. 

따라서 일종의 댐이 필요한데 조력발전소 시설을 설치하려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 조력발전도 조류발전처럼 어민들의 조업 활동이나 양식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기술로는 조력ㆍ조류에너지를 개발해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수산자원을 통해 얻는 어민의 이익이 크다. 

■ 조류빠른 서해바다, 어종들엔 먹이창고 

"갯벌이 넓어 패류(조개) 자원이 많고, 플람크톤 등 유기물이 풍부해 물고기 먹이도 풍부하죠."

서해 수산자원 특징에 대해 국립수산연구소 산하 서해수산연구소 이필용 소장은 이렇게 요약했다. 서해는 흘러드는 큰 하천이 10여 곳으로 많고 대양의 큰 해류와 직접 접하지 않아 염분이 낮다. 바닷물과 담수가 만나는 곳은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환경이 갖춰지게 된다. 

또 조석 현상도 서해 수자원을 다양하게 하는 주 요인이다. 조석 현상이 크고 조류가 빠르면 바닥 유기물 등이 물속에 부유해 물고기의 먹이가 풍부해진다. 

하지만 서해 역시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영향으로 수산자원 생산량과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서해는 세계 5대 갯벌에 속할 만큼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지만 최근 빠르게 면적이 줄고 있다. 

현재 서해 갯벌 총면적은 2550㎢로 지난 10년간 810㎢나 줄었다. 갯벌의 절대적 면적이 줄다 보니 조개 수확량도 줄고 품종 다양성도 줄고 있다. 

2008년 기준 서해 갯벌에서 조개류 총 4만3593만t을 수확했다. 이 역시 90년대 연간 12만5000여 t에 달하던 수확량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확 조개 중 86%는 바지락이며 나머지는 꼬막 백합 등이 차지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과 태안 기름유출 등 원인이 갯벌 감소와 패류 다양성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서해 갯벌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뛰어난 환경 정화능력 등 필요성이 매우 높다. 

한 소장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갯벌이 많이 손상돼 복원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환경오염으로 줄고 있는 조개 어종을 대체할 새로운 양식품종도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0~40년 전 서해에서 가장 많이 잡히던 대표 어종은 조기와 갈치. 조기는 70년대 초 연간 어획량 11만~12만t을 기록했지만 2000년대 들어 5만t으로 급감했다. 갈치 역시 80년대 연간 어획량 45만t 안팎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00년대에는 연간 1만~2만t에 그치고 있다. 

반면 남해나 동해에서 주로 잡히던 멸치와 오징어가 조기와 갈치를 대신하고 있다. 

오징어는 70년대 연평균 7000t가량이 서해에서 잡혔으나 2000년대 들어 5만t으로 급증했다. 멸치 역시 70년대 어획량은 2만5000t 선이었으나 2000년대에는 17만9000t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어종 변화에 대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을 원인으로 우선 들고 있다. 

또 특정 어종에 대한 남획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서해에서 대형 어종인 참조기와 갈치를 남획하다 보니 지금은 크기가 작은 멸치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어획량 감소하자 그 대안으로 양식 품종 개발과 양식장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양식 자원은 상대적으로 물이 맑은 남해에서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수십 년간 남해에서 양식이 활발하다 보니 최근에는 생산량이 절정기를 지나 다소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해에는 조기 어획량 감소에 따라 참조기 양식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고급 어종인 박대나 중국 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해삼 양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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