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때 휴가 통틀어 98일 나갔습니다. 상점 모으려고 별 ㅈㄹ을 다 했고, 군에서 시행하는 대회들 중 가능성 있겠다 싶은 대회는 모두 나가서 수상을 했어요. 사령관배 대회에서 2등을 차지해도 3박 4일일만큼 짜디짠 육군 포상들을 악착같이 모았고, 간부가 야근하자면 얼마든지 응해주며 상점을 모았습니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주관한 동아리 활동이 뜻하지 않게 지휘관에게 좋게 보여 휴가를 받기도 했고, 혐오하는 헌병대(사병 출신이시라면 다들 그러시겠지만) 볼 때 마다 FM으로 제식을 갖춰 결국엔 상점을 얻어내기도 했죠.
군생활은 하루라도 덜 하는 게 장땡 아닌가요? 그래서 전 그렇게 열심히 휴가를 벌었는데 이걸 시기하는 애들이 있더라구요. 아니 많더라구요. 결국 타 소대 애들이 대대장한테 저 휴가 너무 많다고 찔러서 자체감사(!)를 벌였습니다. 당연히 아무 부정도 없었지만요. 그때 대대장이 그러더군요. 난 애들 통제하는 게 제일 귀찮다. 내 업무도 바쁜데 왜 내가 어린이집 원장질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너 관련한 마음의 편지 받는 것도 지겨우니 그냥 니가 한 열흘쯤 짤라서 기부를 해라(!) 군 규정상 불가능한 일이고, 외려 징계감이지만 결국 전 9박 10일을 반납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벌점으로 처리가 됐죠. 제가 상병만 됐어도 전쟁 한 번 했을텐데, 말년휴가가 코 앞이라 그냥 던져 줬습니다.
그 후로 저는 형평성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식은 땀이 나요. 공정하자는 것과 질투가 나서 못 견디겠으니 좀 빼앗아야겠다는 게 솔직히 그 이후론 구별이 어렵습니다. 저 새로운 제도라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발생했을 여지도 있어요. 휴가 없는 애들의 시기질투는 상상을 초월하고, 지휘관 입장에서도 애들 싸돌아 다니게 하는 것보단 안에서 통제하는 게 보신에 더 적합하며, 적지 않은 간부들이 휴가 많은 사병들을 언짢게 봅니다. 노예 주제에 니가 무슨 휴가? 이런 관점이랄까. 저래뵈도 꽤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과에요.
요번 7월달에 전역한 병사입니다 솔직히 저는 연가(28일)+신병위로외박(4일) 다 포함해서 102일 나갔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세상인지라 대대장들이 전부 휴가를 많이 줄려고 노력합니다 사단급이나 여단급에서는 열심히 그걸 막지만. 포상휴가 평균 13일도 뭔가 정말 맞는건지도 의심스럽고 제가 있던부대에서는 특급전사 따서 10일받고 훈련유공으로 5일 받으면 더이상 받을수 없으니 장병 사기 자체가 떨어져버립니다 유일하게 훈련잘하면 뭐 작업잘도와주면 어디 대회나가서 상타면 받는게 포상휴가인데 이제 못받으니 당연히 안할려고하고 뭐 훈련을 잘하고 업무를 잘해서 성취감을 느껴라는 다 개소리죠 당장 뭐하면 간부한테 욕듣고 하는데 성취감을 느껴서 뭐하겠어 올해 전역하는분들까지는 어느정도 휴가를 받고 그랬으니 아니겠지만 올해가 지나면 부대 분위기는 엄청 바뀔겁니 장병들은 받는게 없으니 안할려고 할테고 대대장들은 그걸보고 병역기피라며 애들을 협박할겁니다 정상적으로 부대가 돌아가지는 않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