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대세라는 음슴체로 적겠습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함. 해외 여행도 좋고, 국내 여행도 좋음. 그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홀로 여행' 임.
방법은 간단함.
우선 기차를 타든, 버스를 타든 아무런 계획 없이 이동수단에 몸을 싣고 한숨 푹 잠.
일어나면 어딘가에 와 있겠지? 그때부터 나의 홀로 여행이 시작되는 거임.
나는 여행을 하며 무작정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이야기는 홀로 여행을 시작한 '조치원' 이라는 곳을 여행하면서 겪은 좀 무서운? 기묘한? 일임.
그 날 내가 기차에서 내린 역은 '조치원' 이라는 역임.
군대 갔다온 사람들, 혹은 훈련소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익히 아는 역일 거임.
논산 훈련소와 가까운 그 곳. 충남 조치원, 뭐 공기 좋은 시골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본능적으로 싫은 거임.
근데 나는 꽤 걷기 여행을 추천하는 편임.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음. 시골이라 그런지 공기도 좋고, 사방엔 볼거리가 상당함.
이건 개인차가 있으니 뭐 아무튼 그 날도 걷고 또 걷다가 날이 저물었음.
다행히 인근엔 여인숙이 있었기에 거기 묵기로 결정, 밤이 깊어지기 전에 슈퍼에서 소주 한 병과 간단한 안줏거리들을 샀음.
시골 방 값은 쌈. 하룻밤에 만 오천원. 2만원 달라는 할매에게 한껏 불쌍한 얼굴을 하니, 오천원이 빠졌음ㅋ 그걸로 맥주도 삼ㅋ
헌데 할매의 표정이 묘했음.
"허튼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이렇게 묻는 할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잘 몰랐음; 그 땐;
그 날 밤.
여인숙 건물 앞에서 담배를 한대 피우려는데,
여인숙에서 웬 여자가 나오는 거임. 여자도 담배를 피면서 서로 바닥만 보고 있었음.
솔직히 좀 예뻤고,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다리도 가는 게 그냥 눈이 좀 저절로 움직였음;
일행이 있어 보여 곁눈질만 하다 말았는데, 생각해 보니 타지에 와서 쪽팔릴 것도 없겠다 싶어 먼저 말을 걸음.
말을 걸다 보니 대화도 통하고, 그러다 보니 어째 저째 같이 술이나 한 잔 하기로 됐음.
내가 슈퍼에서 소주를 한 병 더 사오고, 그래서 내 방에서 소주를 같이 먹기 시작했음.
근데 그 날 따라 겁나 취하는 거임; 여자도 겁나 취해 보이고; 그러고 보니 이름도 안 물어 봤네;
암튼 그래서 그렇게 퍼먹다가 내가 정신을 잃었음.
오래 걸어서 피곤하기도 했고, 술기운 올라서 그런 것 같음.
자다가 아뿔싸 하고 일어났음. 솔직히 타지에서 처음 본 여자랑 같은 방에서 (뭘 한 건 아님.) 잠들었다면 내 지갑, 핸드폰 다 털려도 이상할 거 없지 않겠음?
근데 일어나니 여자는 없고 내 물건도 다 멀쩡한 거임.
그래서 나는 아, 방으로 돌아갔나보다 하고 있었음. 그 때 시각이 아마 새벽4시였나...... 암튼 문 잠그려고 나갔는데,
문이 갑자기 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 하면서 겁나 흔들리는 거임.
나는 그래서 깜짝 놀라서 누구냐고 막 소리 질렀음; 진심으로;
근데 대답은 없고 막 누가 우는 소리, 웃는 소리, 막 낄낄낄대는 소리? 이런 소리가 막 들리는 거임.
여자 소리 같기도 하고, 남자 소리 같기도 하고, 막 뭐라고 주절주절 대는데
내가 아는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국말 같기도 하고;; 암튼 진심 정신없었음.
내가 너무 소름끼쳐서 몸이 싸하게 굳었는데, 문이 막 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 하면서 진심 막 부서질 것 같이 울렸음.
난 그대로 문 막 잠그고 방구석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무서워서 덜덜 떨고 있었음.
솔직히 그 때 술이 넘 취해 있어서 전화 할 정신도 없었고 막 문은 정말 부서질 듯 덜컹대고..
내가 막 소리도 질렀음;
그러다가 잠든 모양임.
근데 그 담날 밝으니까 어째 바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거임. 사람들 웅성대는 소리도 겁나 들리고;
나도 정신 차려 보니까 방 구석에 코 박고 자고 있었음;
그래서 짐 싸서 나가는데 할매가 막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거임.
왜 그러냐니까 할매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남.
어제 옆방에 묵었던 남자, 여자가 자살한 거를 오늘 아침에 발견했는데.
총각은 괜찮나 하고 문 열어보려고 하는데 잠겨 있어서 열쇠를 넣고 막 돌려도 문이 안 따지더라고 했음.
그 때가 몇 시 쯤이었냐고 물어봤더니 한 4시 쯤 됐을거라고 함;
근데 그 날 따라 열쇠가 녹이 슬긴 했어도 그렇게 안 들진 않는데 문이 안 열렸더라고 함.
내가 너무 놀라서 그 때 아무런 소리도 안 들렸냐고 물으니까 아무 소리도 없었다고.
그래서 총각도 솔직히 같이 자살하러 온 줄 알았다고.
그 때 생각났음, 할매가 어제 한 말이.
'허튼 생각 하는 거 아니지?' 라고 묻던 게.
내가 할매한테 물었음.
'그럼 할매, 그 사람들 들어 갈 땐 죽을 줄 알고 있던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할매가 얼굴이 싸하게 굳으면서,
'어쩐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라고 했음.
나는 솔직히 거기서 내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누군가에게 고통받은 것 보다 할매가 더 무서웠음.
암튼 그래서 경찰 조사도 받았음. 그러니까 그게 4월 즈음이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사실 뭐랄까...... 술김에 꿈이라도 꾼 게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지만, 아무튼 섬뜩했던 기억임은 변함 없음.
출처 : 루리웹 루리웰치스 님(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1835022&objCate1=295&bbsId=G005&searchKey=daumname&itemId=145&sortKey=depth&searchValue=%EB%A3%A8%EB%A6%AC%EC%9B%B0%EC%B9%98%EC%8A%A4&page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