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광장을 지나면서 보니까 분수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모두 옷이 흠뻑 물에 젖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분수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이 젖은 옷을 갈아입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금방 그 옆에 이동식 탈의실이 마련되었습니다. 시장 말을 부리나케 따라주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참 고맙기만 합니다
시민들의 칭찬을 받은 우리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시민의숲, 북서울꿈의숲, 월드컵공원, 어린이대공원에도 탈의실을 만들었다고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그아이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들을 위해 작은 파라솔이나 그늘막까지 설치했다고 합니다.
위민행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전 아깝게 돌아가신 정기용건축가는 무주군에서 군수는 그늘막에서, 군민은 내리쬐는 태양아래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공설운동장을 보고 거기에 등나무를 심어 그 그늘에 모두 편하게 경기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뿐이 아니지요. 그는 면사무소를 설계하면서 시골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목욕탕, 찜질방이라는 사실을 알고 면사무소 건물안에 목욕탕을 넣었습니다.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친 시골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따뜻한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곤하게 잠자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내가 행복해집니다. 저는 그와 함께 그곳을 가보면서 위민행정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작은 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시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거대 도시이지만 작은 일부터 시민들을 위해 배려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이 곳 역시 천만시민이 함께 잘 살아가는 행복한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요?
박원순 페이스 북_ 2012년 8월 1일 01시15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