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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과 "공감"에 대하여
게시물ID : sisa_503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1대병신왕
추천 : 2
조회수 : 5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9 20:34:11
내 기억이 맞다면 유시민은 그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은 공감 능력에 있다고 했다.

홍세화도 '생각의 좌표'에서 비슷한 얘길했다. 
진보성향의 시민들이 
자신과 큰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회에 나가는 것을
홍세화는 공감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얘기다. 진보라는게 결국 연대의 힘을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니.
공감하지 않는 대상을 위해 어찌 연대할 수가 있겠나.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시민사회에 공감능력이 많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폭력적인 방법을 쓰긴 했으나 과잉진압으로 산화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그저 빨갱이로 비하하고,
자식을 잃어 통곡하는 광주항쟁 당시 사진들을 보고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일베 유저들을 보고서,
그러한 나의 생각은 점점 확신으로 굳어졌다.

어찌되었건 대선의 승자도 새누리당이 되었고
나는 많은 야권 성향의 시민들이 줄곧 내뱉듯
나중에라도 이민을 가야할지 진지한 고민을 했다.

연대와 공감의 가치는 소멸해가고,
언론과 미디어는 연쇄살인등에 대한 선정적 보도로
사람들간의 신뢰관계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오히려 지난 몇 년간 그러한 범죄의 발생률은 줄어들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최근 세월호가 침몰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수 많은 승객들이 차가운 바다위에 갇혀 있는것을 생각하며
나는 어느새 그들의 일부가 된 듯 하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사건이 현 시국에 미칠 전망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30여명이 자살한 쌍용차 노조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숨진 삼성 반도체 공장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철저한 무관심이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과연 세월호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완전히 틀린 것이었다.
비록 일베 유저들은 이 와중에도 희생자들을 비하하고 있지만
그래도 온 국민에 수렴하는 
거의 전 국민의 관심이 이 사건에 집중된 것이다.

쌍용차 노조원 수십명을 죽음으로 몰고간 정부에 돌 하나 던지기는 커녕
오히려 노조원들에 돌을 던지던 그들이었기에
나는 당혹스러울 뿐이다.

분명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 능력으로 보아
아직 우리 국민은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어찌 이 나라의 정치가
사회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

집에 가는 기차에서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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