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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구하다가 보았던 북카페 알바에 관한 의문
게시물ID : panic_78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문홍차
추천 : 18
조회수 : 7103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5/03/22 16:16:51
공포게를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써보는거 첨이네요 
어디서부터 얘기를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오늘 그냥 심심해서 공포게의 여러 무서운 이야기들을 뒤적거리며 읽고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보았던 수상쩍은 전단지 라는 게시물이 제 옛날 기억을 생각나게 했는데
아무리 고민해봐도 이게 제 과민한 생각인지 진짜로 수상쩍은건지 잘 이해가 안가서요...

때는 제가 막 수시로 대학에 합격한 직후였어요
이제 대학도 붙었겠다 입학식 전까지 빡세게 알바나 해서 용돈이나 벌어볼까 생각을 했죠
어머니는 과외를 해보는게 어떻겠냐 권유하셨지만 당시 프린세스 메이커를 처음 접해 알바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던 저는
뭔가 직접 돌아다니며 사람을 상대하는 카페나 프랜차이즈 음식점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고싶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사는 동네는 사람을 구하는 곳이 별로 없었고 
조금 더 큰 마을로 나가봤자 이제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19살짜리(당시 12월즈음. 다음해 20살)를 써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아...나도 손님들 들어오면 웃으면서 친절하게 어서오세요! 잘 할수 있는데....
내가 완전 장사체질이라 계산같은것도 잘 할수 있는데.... 혼자 시무룩했죠
그래도 다음해 입학하기 전까지 처음으로 주어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을 헛되이 놀면서 보내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알바몬같은 구직사이트에 가입해서 알바자리를 찾던 중 한 기업이 제 이력서를 열람했다는 표시가 뜨더라구요
어디일까..두근거리며 확인해보니 가까운 번화가에 있는 역 근처 북카페 아르바이트였어요!

북카페!
저는 중학교때부터 내내 도서부였을만큼 책을 읽는걸 아주 좋아했었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어요
카페에 책을 한가득 들여놓고 사람들이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곳인가봐ㅜㅜㅜ
너무 멋지다 ㅜㅜ 혼자 감탄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설명을 읽어봤어요
그냥 평범한 종업원들이 하는 일이랑 똑같더라구요. 
다만 일하는 시간이 특이했는데 오후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더라구요. 그치만 뭐, 24시간 카페같은 곳도 있으니까! 
이정도면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문자를 보내봤어요(전화는 왠지 좀 떨려서)

일단 제가 가게가 위치한 역과 가까이 살고 있단 점, 굉장히 성실하다는 점을 어필해 장문의 문자를 보내자 바로 답장이 왔었어요
제 나이와 성별을 묻더라구요 ㅜㅜ 역시나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
아직 졸업도 못했지만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답장을 하니 뜻밖에 선선히 일하기를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물어보시더라구요
됐다!!!라고 생각하며 시간은 가급적 오후시간으로, 그리고 일주일에 세번 파트타이머로 일하고 싶다고 답장했어요
그때는 아직 방학 전이라 학교에서 그래도 오전까지는 출석체크를 하고 가라고 했었거든요
답장해주시는분은 조금 텀을 두더니 혹시 주말에도 나와줄 수 있겠냐고 물으시더군요 
전 아마 괜찮을 것 같지만 일단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어떤 것들이냐고 답장했어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갑자기 장문의 답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뭔가 아주 조급한 느낌이었어요
특히 내용이 아주 이상했어요. 인터넷에 써놓은 가게에 대한 정보와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사실 우리 카페는 독특한 영업 방침이 있다. 낮에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밤에는 카페에 겸해 바를 운영하고 있다.
바는 저녁부터 새벽까지 24시간 운영되는데 가급적 네가 오후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해줬음 한다.
 그리고 일반 카페와는 달리 우리는 웨이트리스가 해야하는 일이 몇가지 추가된다.
낮에 북카페가 운영되는 동안 손님이 오면 요청에 따라 손님과 함께 책을 읽어주고 카페에서 진행되는 여러가지 책 관련 이벤트들에도 동참해줘야 한다.
책중엔 영어책도 있으니 영어를 어느정도 할 줄 알면 좋겠다.
저녁부터 새벽동안의 바에서는 그냥 그때그때 시키는 일을 하면 된다.
우리는 매우 교육적이고 혁신적인 북카페이다 ......등등등"

몇년전 일이라 구체적으로 기억은 안나는데 대강의 요지는 이러했어요
여기서 뭔가 밤에 운영된다는 바가 조금 꺼림칙했지만 문자의 어투나 표현이 굉장히 신뢰가 가는 전문성이 느껴져
일단 카페에서만 일하면 괜찮지 않을까?(페이도 제법 쎘습니다.) 생각하던 중에
제가 머뭇거리는걸 알았는지 조금 고민이 된다면 면접도 볼 겸 가게에 한번 찾아와보지 않겠냐는 답장이 왔어요
처음 경험해보는 면접! 멋져! 뭔가 본격적인데..? 혹시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나가면 되겠지! 싶어서 그러자고 하자

그렇다면 역에 마중나가 줄테니 언제 몇시에 방문할지 알려달라는 거에요...
?????
친절......하신 분이네....????????
그치만 보통 이렇게 마중나오나...? 같이 가족처럼 일할 사람이라 그런가??(구인란에 적혀있었어요)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일단 알려달라는 대로 알려주고 본격적으로 검색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네이버 다음 그리고 구글....

이상했던 점은 아무리 찾아도 가게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에요
보통 이정도로 독특한 컨셉의 카페이면 하다못해 방문 후기라도 나올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가게 홈페이지, 네이버 지도의 좌표, 후기 같은 것들이 하나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오직 나오는 연관글은 그 카페에서 다른구직사이트에 올린 구인글 뿐.....
심지어 전화번호를 구글에 검색해봐도 구인글밖에는 뜨지 않더라구요.

뭐지..나가도 되려나...? 여기 암만 봐도 뭔가 이상한데...
이걸 엄마한테 말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가까운 백화점 내에 입점해있는 어떤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소식이었어요
비록 페이는 북카페보다 훨씬 짜도 저는 그때즈음 혼자 망상에 망상을 부풀려가며
나가면 범죄 영화에서처럼 살해당할지도 몰라! 라고 결론내렸던 때라 빠르게 옷가게 알바자리를 수락했어요

그 이후로 한동안 그 역 근처엔 가지도 않았지만  딱 한번 너무 궁금해서 그 언저리를 돌아다니다 무서워서 관둔 적은 있었어요

지금은 저도 제법 고학년의 대학생이 되어서 북카페란 북카페는 다 다녀봤고
술과 같이 책을 읽는다는 컨셉의 카페도 한번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종업원이 앉아서 같이 책을 읽어주고 저녁엔 바가 된다는 카페는 이곳이 유일하네요



오유인분들중 이 카페에 대해 아시는 분 있나요?
정말 그 가게는 뭐였을까요????
역 이름을 적고싶지만 적어도 될지 모르겠네요ㅜㅜㅜㅜㅜㅜ
100%실화입니다. 잊고있었던 찝찝함이 떠올라 글 써보는데.....제가 과민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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