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소설] 그녀가 죽었다 #1. 재회

무거운 어둠, 눈 덮힌거리를 걷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민해진.

말이 좋아 대학원생이지 28살, 험난한 취업난 속에서 도피구로 삼아 얻은 대학원생이란 간판은

그에게 톡하고 손만데도 깨어지는 얇은 보호막이었다.

어릴때도, 학생일때도, 군복무중일때도 들었던 '험난한 사회'라는 단어가 지금 그의 옆에 있다.

해진은 결코 '험난한 사회'에 대해 코웃음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은 이겨낼 수 있다며 근거없는 자신감에 차있었을뿐이다.

오늘도 하루종일 자신감에 차있는 척,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는 척을 빼곡이 적은 이력서를

이곳저곳에 붙이고는 한 블록 앞 가로등만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문득 가로등 불빛에 훤히 잘 보이는 굵은 눈발들이 찢겨진 자신의 이력서 같단 생각을 했다.

찢겨진 이력서들이 해진의 발바닥에 붙어 점점 다리가 무거워진다.

"씨발."

바람이 차갑지는 않다.

작은 언덕을 올라갈 뿐이다.

요즘 해진은 쉽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터벅터벅 걷다보니 어느 새 낯익은 거리,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그의 집이 코 앞이다.

'라면이라도 사갈까'

해진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24시간 편의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굉장히 무미건조한 인사.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는 해진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남자의, 심지어 눈길도 주지 않는 인사지만

해진은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기는커녕 작은 위로를 받는다.

주섬주섬 그저께 샀던 라면과 똑같은 라면을 골라 카운터에 내려놓는데

때마침 카운터 옆에 있는 작은 TV에서 뉴스 오프닝이 나온다.

시계를 보니 9시, 심장이 조금 빨리뛰기 시작한다.

이제 곧 뉴스에 그녀가 등장할 것이다.

해진의 영광이자 상처, 추억이자 비련, 처음이자 끝.

그녀는 27살의나이게 9시뉴스 앵커 자리를 꿰찼다. 그것은 그녀의 꿈이었다.

해진은 27살의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건 현실에 대한 인정이었다.

돈을 내기 위해 지갑을 꺼내던 해진이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기분으로 TV를 다시 바라보았다.

중년의 낮고 멋진 목소리를 자랑하는 남자 아나운서 옆에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있다.

하지만 낯설다. 그녀가 아니다.

짧은 순간 해진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의문, 의아, 걱정.

짧디 짧은 생각의 시간을 깨고 낯선 여자가 첫 소식이자 그날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침통한 표정으로 전달한다.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전 KBS 9시 뉴스 앵커였던 장세연씨가 자택에서 숨진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낯선 여자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오늘도 9시 정각 그녀가 등장했다.

해진의 영광이자 상처, 추억이자 비련, 시작이자 끝이었던 첫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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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끄적거리는 걸 좋아했는데

군대에서 상병쯤부터 살만해지니까 한번 써볼까? 하는 맘에 조금씩 써 본 소설입니다.

불침번같이 생각을 많이하게 될 때 스토리를 생각해봤다가 당직같을 때 혼자 컴퓨터잡고

시간 보내기로 안성맞춤이더라고요!!

상병 때 좀 써내려가다가 병장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기' 스킬이 발동되는 바람에.. 아직 머리 속에 있는

스토리를 다 못 써내려간게 함정입니다.. 다 쓸 수 있을지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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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맞춤법이랑 띄어쓰기같은거 많이 틀려서 거슬리실텐데 ㅠㅠ 조금씩 국어실력을 키울게요..

작은 지적이든 혹평이든 좋으니 한마디씩좀 부탁드려요 ㅠㅠㅠㅠㅠㅠ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