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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욕을 할 수 없는 사회, 왕정국가.
게시물ID : phil_87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얍테
추천 : 2
조회수 : 6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21 00:07:34
요즘들어, 아니 구체적으로는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서 대통령 욕 하기가 참 힘들어 졌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풍자좀 할려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 대는 턱에, 이젠 어떤 말도 자유롭게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대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이 뽑은 대통령을 욕 하지 말라는 것이 나로써는 절대로 이해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칭 애국보수라는 사람들에게는 비판을 할 수 있는 자유따위는 쌈싸먹은지 오래인가 보다. 물론 자칭 애국보수라는 그 분들이야, 지금 대통령은 욕하면 아주 얼굴까지 붉혀가며 감히 각하를 욕한다고 노발대발 하지만,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욕할때는 아주 자기들이 몇분전에 했던 말도 잊어버린 것 처럼 신명나게 욕설을 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지금 그들이 말하는 '각하'를 욕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욕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당연한 이치는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가 보다.

  자칭 애국보수라는 분들은, 이렇게 줏대도 없을 뿐더러, 혈연 지연 학연에는 아주 좋아서 죽는다. 지금 현 대통령이 무엇을 하건간에, 그래도 '각하' 따님인데 라는 식이다. 어느정도 양보해서, 박정희를 찬양하는 것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 그 사람에 대한 것은 어쨋건, 실적을 낸 것은 사실이니까.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고, 민주주의를 어떻게 짖밟았는지를 떠나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각하 따님은, 국정운영을 어떤식으로 하건 '각하 따님인데' 이런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할 수 없다. 그 아버지가 대단한 사람이라면, 그 자식이 어떤 짓을 해도 용서해 줘야 하는 것인가? 이 사람들은 그냥 왕정국가로 바꾸자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아버지가 잘했으니, 자식이 그 왕위를 물려받아야 한다면, 이게 왕정국가이지 공화국인가?

  이 애국보수라는 분들은, 공감능력도 엄청나게 뛰어나다. 현 대통령께서는 부모님을 흉탄에 여의고, 그래도 국민들만을 생각하며 어렵게 살아오신 공주님이라는 것이다. 아주 작가들 나셨다. 현 대통령께서도 토론에서 인정했던것처럼, 부모님을 흉탄에 보냈을 때 엄청난 돈을 받은 것은 아에 생각도 않나보다. 자기들보다 훨씬 더 부유하게 살았고, 대접받으며 살아온 사람한테, 그렇게 동정할만큼 자칭 애국보수인 분들은 오지랖도 넓으시다. 자기들은 단칸방에 살고 최저임금도 못받고 하루 12시간 이상씩 노동해도, 훨씬 부유한 삶을 살아온 대통령 따님을 동정할 정도의 가슴 따뜻한 분들 밖에 없다.

  
대통령을 욕할 수 없는 사회가, 어떻게 공화국인가?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야 한다. 우리가 직접 정치에 참여해서 고쳐야 할 것은 고쳐야 하는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꼭 정치인들만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라는 것은 신성불가침한 영역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투표권을 가지고, 우리의 권한을 단지 위임해 준 것일 뿐이다. 우리가 우리의 권한을 위임해준 것일 뿐인데, 그 사람이 마치 높은사람인냥 찍소리도 못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 주객전도인 상황이 또 있나 싶다.

아버지가 대통령이면, 그 딸은 뭐가 됐건 간에 엄청난 돈을 받고,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판에서 대접받고,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이 된다. 이 나라는 아주 훌륭한 왕정국가다. 이처럼 모법적인 왕정국가가 어디있는가? 왕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고, 그것을 국민들이 지지하는, 이렇게 모법적인 왕정국가도 없을 것이다. 이 나라는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버린지 오래인, 그저 왕정국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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