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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뭐라고 적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게시물ID : gomin_10682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Rz
추천 : 1
조회수 : 43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4/21 03:32:36


글이 길어질것같네요....

세월호게시판으로 갈까 고민했지만 이 글은 고민게가 맞는것같아요.
이 비극의 피해자와 관계자들껜 죄송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미리 사과드려요.

경기도 안산에 사는 20대입니다.

이제 중2 여동생도 있어요. 마트에서 캐셔알바를 2년째 하고있고요.

몇일전 아침에 엄마가 전화를 받으셨대요. 
"아가씨네 둘째가 고등학생이었니? 어디학교 다닌댔더라?"

왜요? 우리 작은애 중학생인데. 상록중다녀요
어휴 다행이다. 아가씨 티비못봤어요? 단원고애들 수학여행가다 배가 뒤집혔대

저랑 엄마도  그때 처음 알았네요. 그 비극을요.
그때부터 시작된것같아요.

자꾸 신경이쓰이고 아이들이 빨리 구조되지못하는 상황이 답답하고 안타깝고
무능한 정부가 원망스럽고....

그러다 저와 같이 알바하는 아이의 은사님이 세월호의 사망자라는 소식을 들었을땐
정말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마트 점장이모님 친구분네 아들은 단원고와 양지고 사이에
사는데, 연극부에 가려고 혼자 양지고로 진학하고 나머지 6명의 친한친구들이 단원고로
진학했는데 연락이 안되서 펑펑 울고있다는 소식도 들었구요.

이처럼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 제 바로 주위에서 일어난건 25년인생 처음이에요.
그래서 그런가, 도저히 이성적이게 생각할수가 없는거에요.

사건이 터지고 이틀간은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네요. 이제 좀 진정하긴 했는데,
여러분도 알고있다시피 이제는 언론도 믿을게하나없는 지경에 이르고나니 이게 다 무슨소용인가싶고
멘탈은 급속도로 깨져가는데 힐링할곳도 틈도 없어요.

그럴땐 티비도 뉴스도 전부 신경끄고 혼자 기도하라더라구요. 그렇지않으면 보는 우리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올수도 있다고.

근데 처음에 얘기드렸듯이 전 마트 캐셔에요. 하루에 이백명도넘는 사람들을 응대해요.
지금 안산사람들은 전부다 신경이 곤두서있어요. 안면조금이라도 있으신분들은....
저를 보면 그 이야기들을 하세요. 제가 티비 끄고 뉴스 안본다고 되는일이 아니었어요.....

저는 이제 멘탈이 깨지다못해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있는것 같습니다. 출근하기가 싫어요.
하지만 안나갈수 없어요. 전 원래 제 자신의 일조차도 무덤덤해서 하룻밤 자고나면 잊어먹는 성격인데,
그게 안돼요.

정말 어디 멀리 이사를 갈수있으면 가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너무도 죄송한 말이지만...
더이상 못버틸거같아요.....


딱히 어떻게 해달라는 글은 아니에요. 그냥 너무 힘든데 하소연할곳은 없어서
여기에라도 끄적여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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