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모기
물밑에서 올려본 하늘은 너무 넓어서
저 푸름에 내 날갯짓을 새기리라
소망한 적 있었다
그랬을 나도
이 방을 스쳤을 누군가처럼
밤새워 큰 짐승에 머리를 박는다
뜨거운 시절이 지나갔음에도
하찮은 생을 부지하였구나
손바닥에 내맡긴 미약한 목숨일랑
생각도 말고
바늘 끝 온기 서릴 살갗을 찾아
짐승의 머리 위 좁은 하늘이나마
마냥 날아나 보자
아가
너는 산으로 가거라
네모진 산은 저 짐승들에게나 주고
하늘로 솟은 푸른 산으로 찾아 가거라
20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