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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오빠의 시체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BGM>
게시물ID : humorbest_786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48
조회수 : 11691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1/23 01:32: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11/22 15:29:31
BGM : Glenn Gould - The Goldberg Variations
 
 
 
오빠의 시체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부제 : 히-짱 과 하-짱 이야기)
 
 
 
 
1
히-짱은 중학생 무렵에 세명을 죽였다.
아빠,엄마,오빠 이렇게 세명..
자살할려고 집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히-짱만 살고 말았다.
남에게 폐만끼친 놈이다.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불에타서 죽고 말았다.
 
 
 
 
 
5
가족이 모두죽고 집이 없어지고
친척집에서 얹혀 살게 된 히-짱은
"여차하면 다시 자살해버리면 되지" 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불을 지른것이 히-짱이라고는 아무도 몰랐다.
 
 
 
 
 
7
고등학교는 집에서 멀었고 공부는 어려웠지만
친척은 히-짱에게 매우 친절했다
그렇게 바쁜생활속에서 히-짱은 보통의 인간이 되어 갔다.
히-짱은 "중학교때 나는 미쳤었나봐.. 왜 자살따위를 하려고 했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8
히-짱은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서 자취를 시작했다.
모든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듯 보였지만
따뜻한 봄의 말쯤, 수면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오빠가 나타나 잠을 못자게 하고 있는것이다.
확실히 잘못을 했으니 그런일을 당해도 어쩔수 없는것이라고
히-짱은 생각했다.
 
 
 
 
 
9
잠이들무렵 순간 문득 이상한느낌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쳐다보니 오빠가 죽었을때의 모습 그대로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오빠가 직접적인 무언가를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히-짱은 점점 기력이 약해져 갔다.
 
 
 
 
 
10
수업중에 졸게 되었는데,
히-짱은 문득 어떤 법칙을 발견했다.
남들이 있는데서 잘때는, 오빠는 나타나지 않는다.
교실이나 식당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히-짱은 안심하고 잘수 있게 되었다.
히-짱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히-짱은 아주 편안히 잘수 있었다.
 
 
 
 
 
13
그럼 친구가 도와주면 잘수 있잖아!
그러나 히-짱에겐 친구가 없었다.
죄의식에서 오는 자신에 대한 경각심인지,
단순히 사람들과의 교제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히-짱에겐 친구가 없었다.
잠이오면 근처의 맥도날드나 도토루 식당에 가서
실례를 무릅쓰고 잠을 잤지만 그래도 수면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15
아마 히-짱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오빠는 진심으로 히-짱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히-짱도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는 생각했다.
오히려 엄마,아빠가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것이 신기했다.
부모란 마음이 넓군.
 
 
 
 
 
19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애착도 조금 있었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살아남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적극적으로 죽고싶다는 마음도 없었다.
그러던중 눈이 나빠지고 귀도 조금씩 안들리게 됐다.
일어나는건지 자는건지도 애매하게 되었다.
 
 
 
 
 
23
그날 히-짱은 이온의 푸드코트 에서 자고 있었다.
휴대폰의 덜덜 거리는 소리에 깨어났다.
그러고보니 휴대폰이 진동하고 있었다.
히-짱이 휴대폰을 열어보니
무려 부재중전화가 5건이나 와있었다
이것은 히짱에게 1년분에 달하는 양이었다.
 
 
 
 
 
26
누군가 보니 선택과목 수업에서 짝을 이루고 있던 상대였다.
수업때문에 무슨일이 있었나 하고 황급히 다시 걸은후
헛기침을 하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걸 느끼고 있어도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일이 궁금해지다니...
뭐 어쩔수 없는거지만
 
 
 
 
 
27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잤어"라고 히짱이 말했다.
"자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라고 상대쪽 아이가 말했다.
자주 잠을 자니 히짱이 잘 자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있던 모양이다.
히-짱은 "무슨일인데?" 라고 묻자
"수요일 1교시 과제때문에.." 라고 했다.
"뭔가 있었나?
"오늘 6시까지는 끝내야되"
"그거 중요한 거야?"
"하?!" 화늘 내는 모습이다.
 
 
 
 
 
28
"그거 성적에 반영되는거야?" 히-짱이 물었다.
"이거 못하면 학점 빵꾸나는거야 정말 큰일나"
"알았어 학교로 갈까?"
"아니야 너네집 근처에 있어"
"에? 우리집 알아?"
"전에 수업때 말했었잖아~"
"아... 그래도 나, 지금 이온에 있어"
"하?"
수업시간에도 자주 "하?" 라고 해서,
히-짱은 머릿속으로 이아이를 "하-짱"이라고 불렀다.
 
 
 
 
 
29
"빨리 이쪽으로 와"
"30분정도 걸릴듯 한데"
"하아? 빨리와!!"
히-짱은 오토바이 속도를 높였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아파트에 올라가니
문앞에는 하-짱이 앉아있었다.
머리는 밝은 노란색이었고, 화장을 진하게 해서 팬더같았다.
히-짱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31
"여기 컴퓨터 있어?" 하짱이 물었다.
"있어. 인터넷은 안되지만"
"그럼 여기서 하자. 별로 시간도 없고. 괜찮지?"
"좋아"
하짱이 집에 들어가서 살림도 별로 없고 생활의 검소함에 놀라면서
4번이나 "하?" 라고 말한뒤 과제를 시작했다.
히짱에게 이곳은 생활공간이 아니었다.
 
 
 
 
 
32
난처하게도 그 과제의 취지는
상대가 그동안 어떻게 자랐는지, 를 인터뷰해서
리포트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히-짱이 먼저 하-짱에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세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해서 초등학교때까지 학원을 다녔고
중학교에선 체조부에 들어갔고 고등학교는 여학교를 다닌
하-짱은 의외로 요조숙녀로 자랐다.
 
 
 
 
 
35
히-짱이 물었다.
"왜 얌전하게 자랐는데 그렇게 변했어?"
하-짱은 잠시 시간을 두고 대답했다.
"좋은 책이나 좋은 음악과 만나서"
하-짱의 말을 듣고 무심결에 히-짱은 웃음이 나왔다.
실로 오랜만이었다.
히-짱에게는 폭소였지만
하-짱에게는 약간 비웃는것처럼 보였다.
하-짱은 좀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36
그래서 그 책이나 음악이 뭔지에 대해 물어봤더니,
히-짱의 취미와 꽤나 비슷했다.
히-짱이 자신도 그들의 CD와 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니
하-짱은 "알고있어. 저기에 있는 놈이지" 라고 말했다.
"하?"라고 말해주지 않아 히-짱은 서운했다.
 
 
 
 
 
37
히-짱이 좋아하는 굴드의 CD를 틀면서,
히-짱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자살에 대한 이야기는 감추었지만
물어보면 곤란했기에..
다행히 하-짱이 화제를 돌렸다
"아까 전화로 잤다고 했지?"
"응. 잤어"
"이온에서 자고 있었어?"
"응"
하-짱은 약간 혼란스러웠다.
 
 
 
 
 
41
"너 하루에 몇시간 자?" 하-짱이 물었다.
"양으로 따지면, 6시간 정도"
"밤낮 역전형이야?"
"특수한 불면증이야"
히-짱의 얼굴을 보니
분명 수면이 부족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반응속도도 상당히 둔해지고 있었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히-짱은 판단했다.
 
 
 
 
 
43
서로의 인터뷰가 끝나고 두사람은 레포트를 쓰기 시작했다.
하-짱이 먼저 컴퓨터를 쓰기로 했다.
기다리고 있으니 히-짱은 잠이 쏟아지려고 해서
하-짱한테 말했다.
"빨리써 하-짱!"
"시끄러, 나도 서두르고 있어"
"니가 끝내지 않으면 나도 쓰질 못하니까"
"근데 하-짱이 누구야?
히-짱은 자신이 붙인 그 별명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후 하-짱은 "하?" 라고 말하는걸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47
"앞으로 얼마나 걸릴것 같아?" 히-짱이 물었다
"한 20분 정도..."
"나 졸려워 그럼 조금만 잘테니까 끝나면 꼭 깨워줘"
하-짱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을 멈췄다.
"왜 항상 그렇게 졸려워 해?"
"사람이 있는 곳에서만 잘수 있어"
"하?"
"믿지 않아도 좋아" 히-짱은 웃었다.
 
 
 
 
 
50
하-짱이 레포트를 끝낸뒤 목이 말라서
곤하게 자고있는 히-짱을 혼자 둔채
밖에 있는 자판기로 향했다.
붉은 노을이 아름답게 지은 하늘을
사람들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차가운 커피를 두개 사서 돌아왔는데
조용하던 방에서 갑자기,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51
"무슨소리야 지금?" 하-짱이 물었다.
"바퀴벌레가 있어서 죽이려고 했어" 라고
히-짱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휴대폰을 던져서 창문을 깬 것 같다.

"너 얼굴이 새파란데?"
"바퀴벌레를 너무 싫어해서 그래" 히-짱이 대답했다.
 
 
 
 

53
방에 떨어진 유리조각을 치우면서 하-짱은 생각했다.
정말 사람이 있는곳에서만 자는 이유가 뭔지..
뭐랄까, 혼자선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라고 이해하려고 했다.
"....잠을 잘수가 없으면, 친구를 부르면 되잖아?"
"보면 알잖아, 난 친구가 없어.."
하-짱은 문득 히-짱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54
이상한 모습을 들켜 버렸구나.
히-짱은 기분이 좀 언짢았다.
시간이 흘러 두사람은 레포트를 다 완성했고
하-짱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하-짱이 일어나서 CD를 바꿔 틀고 돌아왔다.
"아직 또 뭐가 남았어?" 히-짱이 물었다.
"아까 이야기, 다 사실이야? 라고 하-짱이 되묻자
"실은 바퀴벌레는 거짓말이야" 라고 말했다.
 
 
 
 
 
57
한동안 생각하다 히-짱이 입을 열었다.
"바퀴벌레는 거짓말이었어.. 나 혼자 잠이 들려고 하면
문득 잠에서 저절로 눈이떠져 그리곤 온몸이 불에탄 오빠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환각을 보곤 해.. 나 머리가 이상한거 같지?"
"......하?"
"진짜야, 하-아? 좀 이상한거 같긴 하네" 하-짱이 말하자,
히-짱이 웃었다.
히-짱이 웃는 모습이 왠지 씁쓸해 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60
두사람은 잠시동안 가만히 있었다.
음악 덕분에, 어색한 침묵은 고통이 아니었다.
창문으로 비치는 석양이 방을 붉게 물들였다.
순간 하-짱이 소파에 앉아서 히-짱을 세게 잡아당겼다.
몸이 약한 히-짱은 시원스럽게 소파에 쓰러졌다.
"자거라" 라고 하-짱이 말하자,
히-짱이 수긍하며 잠을 청했다.
 
 
 
 
 
61
히-짱은 놀라울정도로 잘 잤다.
 
 
 
 

62
히-짱이 눈을 떴다.
꾸벅꾸벅 졸고있는 하-짱이 보였다.
"안녕? 히-짱이 말했다.
"응?.... 아아, 안녕"
시계를 보고 히-짱은 놀랐다.
"너 7시간이나 계속 있었던거야?
"응, 뭐 읽을 책도 있고 해서"
하-짱은 황급히 책을 내보이며 그것을 증명했다.
책이 거꾸로인 것에 대해서 히-짱은 언급하진 않았다.
 
 
 
 
 
63
히-짱은 고마워했다.
"정말 고마워. 그리고 커피 잘마실게"
"너, 사람에게 제대로 감사 할줄 아는구나" 하-짱이 말했다.
"너야말로 사람에게 이렇게 상냥하다니"
"별로... 아~ 졸리다"
하-짱은 바로 잠들기 시작했다.
히-짱은 오랜만에 기분좋게 기지개를 켰다.
덕분에 잘잤어.
 
 
 
 
 

67
두시간후, 하-짱이 눈을떴다.
히-짱의 소파란걸 깨닫고 어색한것 같은 얼굴을 정중하게 고친후
"잠들어 버렸네" 라고 말했다.
"안녕?" 히-짱이 말했다.
"응..안녕 나 이만 갈께"
"응, 그래"
하-짱은 눈을 비비며 집에서 나갔다.
히-짱은 그 상황을 평생 잊지 못할것 같았다.
이제 곧 죽을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너무 죽고싶지 않다고 순간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도 어려울것 같다.
 
 
 
 
 

70
이후에도 하-짱은 히-짱의 잠을 가끔 도와주곤 한다.
"히-야~ 히-짱"
"응?"
"요즘 자고 있어?"
"못자고 있어"
"그럼 좀 자도록 해"
둘이 있을 때는 항상 누군가가 자니까
별로 말을 나누진 않았지만
히-짱도, 하-짱도 그시간이 매우 좋아졌다.
 
 
 
 
 
74
하-짱이 좋아하는 담배는 캐스터였다.
"방에서 담배 피우지 마"
"좋잖아, 어차피 언젠가는 죽을텐데. 너도 피워볼래?"
"그게 맛있어?"
"설마. 맛있을리는 없잖아"
"피우지마"
"어쩔수 없어, 나한테는 담배가 어울리거든."
"어울리지 않아~. 그리고, 머리 염색한것도 어울리지 않고"
"짙은 화장도 안어울려"
"읏!"
하-짱의 화장은 점차 얇아지기 시작했다.
 
 
 
 

77
대학교에는 보육과를 위한 피아노 연습실이 있었다.
강의 도중에 히-짱이 졸릴때
하-짱은 그곳으로 히-짱을 데리고 갔다.
하-짱은 평범한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치고,
히-짱은 피아노 덮개를 뒤집어쓰고 잤다.
음악실은 밖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하-짱은 히-짱이 일어나는것을 기다리는 동안,
시험범위를 바보가 알기 쉽도록 정리하기로 했다.
이유는 생각하지 않았다.
 
 
 
 
 

80
하-짱이 있어도 오빠가 나타나게 된 것은 말하지 말자...
 
 
 
 
 
 
84
한동안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어느날,
"히-짱은 왜 자살할려고 생각을 했어?"
그때쯤엔 하-짱도 히-짱의 자살미수와 가족이
모두 죽었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영리하지 못했어... 정말 깊은이유도 아니었는데
그냥 사는게 즐겁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죽다니, 바보 아니야?"
"그래, 바보였어. 그게 가장 즐거운 삶이었는데 말야."
그렇게 말한후 히-짱은 우울한 기분이 되었다.
살인자 히-짱, 너는 세명이나 죽였다.
소중한 가족의 인생을.. 그것도 세명이나 소각하고 말았다.
죽어도 불평은....... 있지, 그래도 조금은..
 
 
 
 
 
 
85
"죄라는 것은 영원히 용서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어느날 히-짱은 느닷없이 그렇게 물었다.
"글쎄.."라고 하-짱은 대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위로가 될만한 말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히-짱 너는 나쁜 놈이다.
지금의 히-짱은 절대로 나쁜사람은 아니다.
이른바 "새롭게 태어난 히-짱" 이지만,
세명을 죽인것이 용서되지는 않는다.
 
 
 
 
 

86
난감한 나머지 하-짱은
"난 히-짱 니가 좋아" 라고 말했다.
"그렇게 얼버무리지마" 히-짱이 말했다.
"너야말로 얼버무리지 마" 라고 다시 대답했다.
히-짱은 이해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하-짱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87
순간 하-짱이 히-짱을 소파에 쓰러뜨렸다.
"걱정말고. 자"
히-짱은 눈을 뜬채로 있었다.
하-짱은 소파에 앉아 히-짱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놓았다.
히-짱은 점점더 잠을 못 자게 되었다.
 
 
 
 
 

90
하-짱은 생각했다.
둘이 함께 사는게 좋겠다~
그러면 서로의 집까지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되고,
집세도 싸게 되고, 난 히-짱을 좋아하고
잠시후 히-짱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히-짱의 머리를 살짝 어루만지면서 하-짱은 생각했다.
히-짱이 일어나면 함께 살자고 하자.
 
 
 
 

93
"안녕" 히-짱이 일어났다.
"안녕. 잘 잤어?"
"솔직히 긴장되서 별로 못 잤어"
"하하하. 그랬구나-"
"기쁘지만, 이런것은 좀 불편해"
"그래? 알았어"
"어두우니 조심해서 돌아가~"
"응. 그래"
하-짱은 손을 흔들면서 집에서 나왔다.
히-짱은 문이 닫혀도 잠시동안 손을 흔들고 있었다...
 
 
 
 

95
하-짱이 돌아가고 난후 히-짱은 그대로 다시 잠을 잤다.
 
 
 
 
 
 
98
다음날, 하-짱이 집을 방문하자
히-짱이 없었다.
문이 열려 있길래 잠시나간거라 생각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100
하-짱은 너무 서운했다.
16시간정도 그곳에서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맨발인채로 밖에 나가 봤다.
벌레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여름의 냄새는 너무 진했다.
"히-짱 너는 자도 되니깐 함께 영화보러 가자"
하-짱은 혼잣말을 했다.
"살인범이지만 그래도 함께 보러가줄게"
히-짱의 찌푸린 얼굴을 상상하고 하-짱은 웃었다.
그래서 울었다...
 
 
 
 
102
그 이후 하-짱은
담배를 끊고 머리도 검게 염색하고, 화장도 얇게 하고 다녔다.
히-짱이 봐도 알아보진 못하겠지
히-짱의 방에서 가져온 CD를 틀어놓고
자신의 방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무릎에 놓인 히-짱의 머리 무게를 떠올리며...
손에 닿았던 부드러운 머리의 감촉을 떠올리며...
 
 
 
 

103
이상으로 히-짱과 하-짱의 이야기 끝.
끝까지 읽어준 사람은 한가한 사람. 고마워 한가한 사람.
 
 

 
번역 : Demen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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