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이번 글에는 반역의 이야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드 출처는 여기 : http://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207117800
쿄코 문명과 마찬가지로, 풀 버전은 구성하는 데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는 관계로 무기한 연기해 둡니다.
1. 게임 설정
악마호무라 문명으로 갑니다. 맵 타입은 판게아, 보통 크기, 표준 속도.
명색이 악마이므로 신난이도로 갑니다. 마도카 문명을 확정적으로 등장시키는 것, 그리고 모드 xml을 조금 건드려 그냥 호무라 문명을 잠시 비활성화시킨 것 외에는 설정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비공식 룰을 몇 가지 더 첨가합니다.
1. 맵 리셋은 최대 3번
2. 악의적 세이브 로드 불가
3. 도시국가 일꾼 뺏기 사용 금지
4. 턴골사기 사용 금지
5. IGE, 선정찰 플레이 등 사용 금지
6. 마도카 선공 금지
2. 악마 호무라 문명 소개
문명 소개창. 불과 한 달 전까지는 훨씬 저화질이었으나, 최근에 패치가 되어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문명 소개글 및 내용을 대충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직역하면 영 어색한 문장은 의역하거나, 추가적인 내용을 집어넣었습니다.
악마 호무라
호무라 제국
전능하신 아케미 호무라 – 인간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아직 가능하다면 – 시여, 당신의 인큐베이터들과 사역마들이 모든 명령을 받들기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모습과 비교하면, 그 근간이 된 병약한 소녀의 모습은 허황되어 보입니다. 당신이 유일한 사랑, 카나메 마도카로부터 떨어져 혼자 이 세계에 남겨졌을 때, 당신은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인내심과 이성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였습니다. 당신은 마녀의 부활을 꿈꾸는 인큐베이터들에게 사로잡혀 그들이 창조한 결계에 갇히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마도카와 인큐베이터 모두가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나아가 상황을 반전시켜 놓았습니다. 당신은 마도카의 힘을 빼앗고, 모든 인큐베이터 종족을 당신의 노예로 만들어서, 세계, 마도카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의 운명을 깨닫지 못할 세계를 재창조했습니다.
두려운 호무라시여,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곧 공포를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악마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오래 붙들고 있었던 금욕주의와 영웅주의는 이제 가식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당신의 세계는 당신의 하나뿐인 욕망에 의해 창조되었고, 당신은 그것을 위해 어떤 것에도 절대 굴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당신은 위대한 국가들과 싸움은 물론이고, 마도카와도 싸우게 될지 모르지만, 그조차 당신의 결심을 흔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허나, 어딘가에 당신의 과거가 여전히 존재하여, 욕망에 맞서 당신과 맞서고자 한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당신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시간의 심판 아래 영원히 존속할 문명? 그것은 필멸자들의 장난에 불과합니다. 당신에게 주어질 질문은 이것이 될 것입니다 : 당신은 영원토록 마도카의 안전을 보장할 세계를 창조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지도자 특성 : 사라ㅇᅟᅡᆨ마 [Lovevil]
만난 문명의 행복을 10만큼 상승시킵니다. 만난 문명마다, 당신은 +10%의 인구 불행을 추가로 얻는 대신 모든 산출량(과학, 망치, 골드, 문화)에 +5% 보너스를 얻습니다. (마도카 문명을 만날 경우, +20%의 추가 인구 불행/산출량을 얻습니다.)
특수유닛 : 인큐베이터 노예
일꾼을 대체하는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수유닛입니다. 일반 일꾼보다 시설을 빨리 건설합니다.
특수건물 : 환영의 세계
법원을 대체하는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수건물입니다. 건설된 도시의 도시 수로 인한 불행을 없애고, +2 행복을 제공합니다. 인구 수 증가로 인한 불행을 하나당 2% 감소시킵니다.
3. 스타팅
시작위치. 세 번 시도 중에 그나마 제일 나은 위치네요. 개인적으로 해안 스타팅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해안도시 운영을 잘 하지도 못하지만, 나머지 두 스타팅이 너무 절망적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이걸로 합니다.
악마 호무라 문명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 플레이에 특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그냥 다 때려 부수고 다니는 겁니다. 보시다시피 악마 호무라 문명의 패널티는 라이벌이 적을수록, 직할도시가 많을수록 줄어듭니다. 한편 문명특성의 어드벤티지는 문명5의 보너스가 합연산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반에 효율이 좋죠. 따라서 초반의 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복에 나섬으로써 패널티를 줄이는 게 하나의 우월전략이 됩니다.
둘째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최대한 적은 도시수를 유지하면서 내정에 힘쓰는 겁니다. 문명특성의 어드벤티지는 후반으로 가더라도 ‘초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뿐이지, 충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합니다. 한편 문명특성의 패널티는 도시수를 적게 유지하면 관리가 더 수월하죠. 따라서 패널티의 실질적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막강한 어드벤티지만 받는 플레이 역시 또 다른 우월전략이 됩니다.
기묘하게도 ‘차기작에서 호무라가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주제에 대한 두 가지 큰 추측과 일치하는 면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나아가 사실상의 폭정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마도카가 인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수도 있죠. 다만, 어느 쪽이든 필요가 생긴다면 마도카와 적대하는 것마저 감수할 것이겠고요.
아무튼, 이번 플레이의 목표는 두 번째 스타일에 가깝게 1~3직할 문화승리로 합니다. 전 세계가 마도카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받아들이게 하는 거죠.
4. 마도카와의 만남
“안녕! 둘이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는 카나메 마도카, 잘 부탁해!”
세 번째 문명으로 마도카를 만납니다. 아니 뭐… 지금 마도카의 모습이 외교화면으로는 그럭저럭 잘 어울리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 모습이 어떤 장면에서 나온 것인지를 생각하면 좀 찝찝하기도 하네요.
“대사관 교환하자! 에, 만 14살짜리 여자애들이랑 만나는 게 외교관들한텐 좀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대사관을 교환해 주고요
“응! 무슨 일이야?”
마도카에게 용돈을 쥐어줘서
“에헤헤, 역시 넌 좋은 친구야!”
좋은 친구라는 말도 듣습니다… 최고의 친구가 아니잖아!
“호무라! 호무라! 우리 친구하자! 같이 놀면 정말 재미있을 거야. 어때?”
친선관계 선언도 받아주고
“와아! 너도 네덜란드랑 친구 됐다고 들었어! 우리도 그런데! 에헤헤, 그럼 이제 좋은 친구 삼총사가 되는 건가?”
네덜란드도 껴서 친목질을 하고
“우리, 음, 그러니까, ‘국경 개방 조약’ 맺자! 그러면 서로 집에 놀러갈 수 있대!”
국경개방도 해 주고
“호무라, 말할 게 있는데… 몬테주마는 마녀랑 다름없는 악당이야. 반드시 처치해야만 해. 나랑 다른 마법소녀들과 같이 싸울 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겠어. 도와줄 수 있어?”
몬테주마와 함께 싸워도 주었지만 (물론 지구 반대편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았지만)
“아! 나 이거 너무 좋았어! 너만 괜찮다면 한번 더 연장할 수 있을까?”
……현실은 돈이나 가져다 바치는 호구라. 나눠서 제안해서 턴당 1골드로 나올 뿐, 모두 합치면 극초반에 턴당 5골드씩 가져다 바치고 있었습니다.
5. 불가피한 전투
파르테논, 오라클에 이어 피사의 사탑까지 가져갔지만, 몬테주마와 중국이 세계적 어그로를 끌어준 덕분에 모든 문명이 계속 전쟁상태에 있었는데도, 생각보다 빠른 타이밍에 다른 문명이 우피지를 완성시킵니다.
확인 결과, 인도네시아와 네덜란드가 적극적으로 문화공세를 통해 마도카의 각성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도카가 다시 원환의 섭리로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죠. 네덜란드는 가는 길목이 너무 좁으니 일단 인도네시아 공격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막간을 사용하여, 마도카의 행복을 위해 ‘행복’관리에 가장 유리한 자유 이념을 채택하였으나
…마도카는 반역의 이야기에서 대답한 것과 마찬가지로 ‘질서’를 선택합니다. 오마이갓. 아직까지는 +요인이 훨씬 많지만, 여기에 백스텝 패널티를 먹어버리면 마도카와 진짜로 적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호무라가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은 결과일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설정놀음 때문에 인도네시아와의 친선선언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느라 엄청난 시간이 낭비됩니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복에 성공해서, 우피지, 루브르 등 주요 문화승리 원더까지 빼앗아오는 데 성공하였지만……
6. 악재의 연속
설정놀음으로 인한 두 템포 늦은 진출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옵니다. 늦은 진출타이밍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와의 전쟁이 시간을 훨씬 오래 끌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전쟁을 중단하기 전에 네덜란드가 질서 이념을 채택하게 되었지요. 이에 따라 네덜란드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네덜란드가 저에게 비난을 가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마도카는 네덜란드와도 친목질을 하는 상태였고, 여기에 같은 질서를 선택한 외교 보너스까지 주어지게 되자……
마도카가 호무라를 비난하기에 이릅니다.
덕분에 전쟁광 패널티까지 고스란히 받게 되고, 마도카와의 관계는 엄청나게 악화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마도카와 적이 되더라도, 마도카가 인간으로서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요.
그러나 나비효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사이 무한확장을 가져간 네덜란드가 문화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마도카의 각성을 유도하기 시작하고
마도카도 점차 기억이 돌아오는 듯, 우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50턴 내에 마도카가 우주선을 완성하여 우주로 돌아갈 상황. 설상가상으로 육군을 동원하기에는 네덜란드 본토로 가는 길이 너무 좁습니다.
그리하여 악마 호무라는 해군을 양성하여, 마도카의 각성을 돕는 네덜란드를 치게 됩니다. 도시국가 친구들과 모로코의 도움으로 마도카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질서보다 중요하다는 안건을 통과시켜 내지만, 이미 각성과정을 밟고 있는 마도카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7. 언젠가는 너와 적이 되겠구나
네덜란드의 막강한 물량으로 인해 해전이 생각만큼 속전속결 진행되지 못하고, 도시국가 친구들이 하나둘씩 네덜란드에 정복당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마도카의 각성 매개체로 활용될 우주선이 생각만큼 빠르게 완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호무라, 이젠 내 차례야. 너를 패배시키고 승리로 한 걸음 가까이 가겠어”
마도카 안 돼!
마도카의 개입으로 인해, 전선이 오히려 뒤로 후퇴합니다. 간신히 두 도시국가에 대해서만 점령-해방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이렇게 될 경우 저에게 걸린 전쟁광 패널티가 지속적으로 해소되고, 반대로 네덜란드가 지속적으로 전쟁광 패널티를 먹는다는 것.
하지만 막강한 문화수치를 내뿜는 네덜란드의 주요도시를 점령하지 못하면, 문화의 힘으로 마도카를 설득하여 각성을 막을 수 없습니다. 마도카가 전쟁에 개입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미 우주로 날아가고도 남았을 상황이죠.
극후반 20여턴에 이르는 소모전 끝에, 함선들이 하나둘씩 턴당 2회 공격 승급을 찍기 시작하면서 결국 네덜란드의 수도를 점령하는 데 성공합니다. 중간에 별동대를 보내 운송중이던 마도카의 우주선 부품을 파괴한 덕분에 마도카의 승리가 한 템포 늦춰진 상태이구요. 부품 두 개가 남았으므로, 짧으면 10턴, 길면 30턴 가량의 여유가 있습니다.
8. 결말?
이때, 마도카가 급작스럽게 화해를 제안해 옵니다.
여전히 질서를 선택하고 있기는 하지만, 거의 전쟁 전의 관계가 회복된 상황. 전쟁광 패널티가 네덜란드로 옮겨붙은 효과가 큰 모양입니다.
심지어는 몇 턴 뒤에 먼저 친선관계 선언까지 제안해 옵니다.
마도카… 이해해 주는 거야?
전쟁까지 종료되었기에 남은 하나의 우주선 부품이 언제 완성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이 상황에서, 마도카는 또 5턴 가량 자신의 각성을 미룹니다. 정말 호무라를 생각해 주기라도 한 걸까요?
결국 호무라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를 활용하여
네덜란드의 영토에 모차르트가 나름대로 편곡한 ‘그대의 은빛 정원’을 연주함으로써
문화의 힘으로 마도카의 이해를 얻어내는 데 성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