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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과 라면 배불리 먹는게 소원”
게시물ID : humorbest_786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쫑심이(*__)
추천 : 43
조회수 : 2155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1/12 13:46:25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1/10 21:18:37

 
“동생들과 라면 배불리 먹는게 소원” 온가족이 장애 성형이네 겨울나기 
 
 
[새전북신문 김동철기자] “따뜻한 방에서 퉁퉁 불은 라면이라도 배부르게 먹고 싶어요.”완주군 용진면에 사는 김성형군(14·용진중 1년)은 다른 친구들처럼 먹고 싶은 간식을 ‘배터지게’ 먹어보는게 소원이다.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가 있지만 달콤한 과자 먹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성형이는 라면 10개를 끊여 동생들과 다투지 않고 실컷 먹어보는게 소원이다.

성형이네 가족은 아버지 김덕수씨(41)가 막노동을 해서 벌어오는 수입과 정부보조금 38만원으로 7명의 가족이 근근히 살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아이들마저 장애증세를 보여 많은 돈이 필요하나, 벌이가 시원찮아 생활이 말이 아니다. 가정을 책임져야 할 아버지는 돋벌이가 어렵자 외지로 일자리를 구하러 떠날 생각이다.

막내 동생 성재(2)는 왼쪽 팔이 다른 쪽 팔보다 짧다. 그래서 과자를 먹을때도 오른쪽 팔로만 먹는다. 태어날때부터 선천적 장애를 입어 한쪽 팔을 못쓰는 동생을 볼 때마다 안쓰럽기 그지없다.

둘째 동생 하늘이(10)도 사정은 마찬가지. 하늘이도 한쪽 팔을 제대로 못 쓰고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재활원에 들어가고 싶지만, 돈이 없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성형이를 포함해 동생 4명이 모두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등록이 안돼 정부 보조금은 한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보일러마저 고장나 떠다놓은 물이 얼어붙는 냉방에서 전가족이 겨울을 나고 있다. 전기장판이 있기는 하지만 전기료가 아까워 웬만한 추위는 견뎌낼 작정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성형이는 성격도 밝고 낙천적이다. 유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성형이의 장래 희망은 화가. 하지만 스케치북과 크레파스 살 돈이 없어 벽지에 그리는 낙서로 만족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학기 중에는 학교급식을 통해 식사를 해결해 왔지만 요즘 식사때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밥과 김치 한가지 밖에 없는 단촐한 식사지만 이때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 저녁때까지 아무것도 못먹기에 허기진 동생들은 식사때만 기다린다.

성형이네는 전주에서 사글세 단칸방에 살다 지난해 완주군 용진면으로 이사왔다. 동네주민이 싼가격에 방을 임대해줘 매달 내는 사글세를 내지 않게 돼 큰 걱정 하나는 덜었다. 하지만 요즘 성형이에겐 바윗돌처럼 가슴을 짓누리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달이면 몸도 성치 않은 어머니가 여섯째 동생을 낳는 것.

성형이는 “동생이 또 생긴건 기쁘지만 태어날 동생이 남들처럼 축복 받지도 못하고, 냉골같은 방에서 생활할 생각을 하면 서럽고 눈물만 난다”며 고개를 떨궜다.

/사진=이원철기자 [email protected]


김동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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