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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적어보는 군대에서 굶주린 썰(추잡함 주의)
게시물ID : military_786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나에게퐁당
추천 : 7
조회수 : 49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7/26 03:06:27
베오베에 훈련소에서 굶주렸던 경험을 쓴 분이 있는 걸 보고
저도 막 전역했을 때 쓸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넘겼던 훈련소 썰 하나 싸볼게요. 

* 이 글은 군대 비하나 분쟁 조장을 목적으로 쓴 글이 절대 아님을 밝혀둡니다. 
저도 좋진 않지만 그저 추억으로 남겨두었던 경험이니 웃고 넘어가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10년도 여름에 공군으로 입대하였습니다.      

24개월이 넘는 복무생활동안 유일하게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존엄성?을 버리고 바닥을 경험했던 순간이 훈련소에서 있었는데요, 

전 지금까지도 평소에 만성 소화불량이라 항상 최대한 빨리 먹어도 2~30분은 걸리는 사람인데요, 입대 전에는 별 문제 없었는데...
훈련소에서 다른건 다 참을슈 있는데 식사시간에... 조별로 여섯명씩 묶어서 식사를 시키고, 모든 조원이 식사를 마쳐야 함께 운직이도록 시키더라구요. 
근데 제 조원 애들은 전부 5분이면 식사 끝...
그래수 저는 항상 서너숟갈 뜨고나면 조원들이랑 조교들이 빨리 끝내고 일어서라고 눈치줘서 같이 일어나곤 했어요. 
덕분에 항상 배가 고픈 상태인데.. 
제 기수부터 간식 금지가 떠서 건빵이나 종교행사에서 쥬는 간식 구경도 못 해봤네요. 

그렇게 굶주린 생활을 하던 중에...

 공군은 훈련소가 진주에 딱 하나밖에 없어서  기수별로 차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매 끼니마다  최소 2000~ 최대 30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던 여건이라 급양병들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서 훈련병들이 소대별로 돌아가면써 식당 일을 돕는일에 투입되곤 했습니다. 

그 날은 처음으로 제 소대가 식당 일을 돕는 차례가 되었고, 
다른 훈련병들보다 5분 먼저 식사를 시작하고 배식 및 식탁 닦기, 설거지 등등에 투입되었습니다. 

저는 배식담당을 하다가 전체 식사시간이 긑나갈 무렵 배식하고 남은 음식들을 짬창고에 가져다 버리는 역할을 맡았어요. 

짬창고..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는데 식당이 워낙 크다보니 끼니마다 짬통이 스무통 넘게 나와서 그걸 끌어다가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어요. 
어지간한 8인실 생활관보다 큰 창고가...
거기에 그날 배식하고 남은 음식을 버리러 가는데,  그날 메뉴가 돈까스였어요. 
군대 보급용 돈까스는 얇고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그 돈까스였는데 그게 멀쩡한게 한통 가득 남았더라구요. 
버리라고해서 들고 짬창고로 들어서서 버리려고 하는 순간, 갑작 배가 너무 고픈거에요..ㅋㅋㅋ
마침 주변에 아무도 없이 저 혼자 뿐이고... 
 
한여름에 20리터짜리 음식물쓰레기통이 가득 들어있는 창고 안에서 파리는 새카맣게 날아다니고 음식물 냄새는 코를 마비시키는 상황인데 너무 배가 고파서 그 창고문을 안보이게 살짝 닫아두고 돈까스를 거의 10분넘게 폭풍흡입 했던 기억이 있네요. 

상황 설명을 워해서 쓰다보니 쓸데없는 내용도 주저리주저리 썼네요 ㅎㅎ

하튼 그렇게 짬창고에서 음식물 주워먹은 기억 이후로는 어지간한 군대 짬밥은 다 맛있더라구요. 
덕분에 자대가서 편식으로 혼난 기억은 없네요~
자대에서도 근무 특성상 식사시간이 10분 넘어가면 엄청 혼나서.. ㅋㅋ 


하튼 어랜만에 재미난 경험이 떠올라서 썰 풀어봅니다. 

우리나라 군인 동생들 정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전역하면 인정받지도 못 하고 꼰대 복학생 되어 버리고... 참 안쓰럽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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