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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기억 그리고
게시물ID : sewol_129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소년
추천 : 7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2 13:17:33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나는데 내가 고3이었던 1993년에 서해 훼리호 참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해인 94년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성수대교가 그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해 95년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져내렸다. 

80~90년대에는 그러한 대 참사가 몇년에 한번씩 꼭 일어났다. 대한항공이 추락했다던지 아시아나가 추락했다던지 그런 대재앙의 기억이
뇌리에 그리 길지 않은 간격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 일어난 큰 사고가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이 세월호 참사는 적어도 국민의 안전만큼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믿고 있던 내 인식을 다시 80~90년대로 돌려놓았다. 

사고가 일어날때마다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무엇을 고쳤는지 모르겠다. 과거 훼리호 사고와, 무슨 단체합숙소같은 곳에서 수 많은 유치원생들이 익사와 화염에 한꺼번에 사망했을 때 나는 내 아이들 만큼은 저런 단체 행사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그 어린나이에 다짐했다. 
성수대교가 무너져 수많은 여고생들이 사망하였을 때에도 공사책임자나 관리책임자가 흉내뿐인 책임을 진다는 사실에 분개했었다. 
바로 그 다음해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그러한 대 참사에 무뎌져가는 내자신과 사람들에 분노하고 결국 죽은 사람들만 억울하다는 사실에 절망했었다. 

그 이후에도 나라에 몇번의 큰 사고들이 있었지만 그 빈도수는 80년대에 비해서 현저히 줄어가는 사실에 이 나라에도 뭔가 안전에 대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간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나는 내 아이들에게 내가 듣고 느낀것에 더하여 추가로 '어른말이라고 무조건 믿지마라. 이상하다 싶으면 절대로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라고 말해야 한다는 사실과 적어도 '나라가 너를 지켜줄거라 생각하지 말라'라는 두가지 사실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이래저래 참담하다. 너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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