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광화문 앞은 꽉 찼는데도 계속 사람들이 앞으로 앞으로 나갔습니다. 행진을 하고 싶다는 거죠. 자리를 잡고 앉은 분들도 거기 있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너도 나도 일어서다 보면 질서가 안 지켜지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군데군데에서 들리는 말은 "또 노래야?" "앞으로 좀 갑시다!" 였습니다. 김제동씨 말에 다들 열이 올랐는데, 다시 노래를 합니다. 제주와 대구 분들 말씀에 불끈하는데, 다시 침착하게 구호만 합니다. 평화 시위는 좋습니다. 비무장 비폭력 시위를 저도 원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행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물론 경찰이 막아서 앞으로 못 갔지요. 그래도 이렇게 웃고 떠드는 축제에서는 조금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발을 구르면서 어깨를 걸고 포효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장을 두드리는 북도 치고, 좀 위협적인 소리라도 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전체적으로 합의되는 지점이 올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합의가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무장 시위가 개인의 인생을 망친다는 사실은 퍽이나 오래됐으니까요. 부모님들이 그런 데 나서지 말라는 건, 어쩌면 일제시대부터 그 이전부터 학습한 결과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