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장보러 가는 길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며 오늘은 또 뭘 해먹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왼쪽 골목 모퉁이에서 어린 여자 아이가 나오면서 싱긋 웃으며 "안녕하세여~헤헤" 라고 하더군요
너무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 오히려 제가 어버버버 하면서 지나쳐버렸습니다.
속으로 '아이구 병신아 애기가 인사하는데 그거 하나 못 받아주나 ㅠㅠ' 싶었습니다....
얼추 장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원래는 시장으로 가는길과 오는길이 다른 경로로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 ㅁ <- 이 모양을 그리면서 장보고 집에 돌아오거든요)
근데 오늘은 갔던 길 그대로 집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혹시나 그 아이가 아직 있다면 인사를 받아주어야지 라는 마음으로요~
아니나 다를까 아까 인사하였던 아이가 모퉁이 근처에 앉아있다 제가 보이니 벌떡 일어서선 제게 인사할 준비를 하더라구요
그리고선 제가 가까이 가니 아까와 똑같이 천진난만한 미소를 띄며 "안녕하세여~ 헤헤" 라고 다시 인사를...ㅠㅠ
이번엔 인사 받아주었어요!!
그리고 "애기야 집에 안가고 뭐하니?" 라고 물으니
"바람 쐬고 있었어요 ^^ " 라며 답변을 하더라구요...
"날 어두워지기전에 일찍 들어가렴~" 이라고 이야기 하고 돌아서는 제 얼굴에 미소가 퍼졌네요
최근 웃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저를 웃게 해준 아이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 어릴때만해도 동네 구석구석 어르신들이 보여서 인사하는건 굉장히 당연한거였는데
요즘은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보니 저런 천진난만한 아이가 위험에 노출되기 쉽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요....
저렇게 밝은 아이를 보면서 이런 걱정까지 해야하는 이 사회가 참 원망스럽기도 하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