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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7868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ㄱㅏㄴㅏ
추천 : 5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1/13 13:09:01
  어제 집회, 시위의 현장에 개인적으로 갔습니다.
  광주에서 이른 아침부터 출발해서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 현장에서 몸을 돌렸습니다.

  저는 이 100만 촛불의 의의와 한계가 보이는 듯 합니다.

  제가 시위에 참가한 이유는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할 수 있다는 이유와 이게 다 모인다는 마지막일 수 있다는 소리때문이었습다.

  적어도 청와대 앞의 바리케이트라도 발로 차보고 오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물리적이지 않더라도 신변에 위험이 올 수 있다는 위협이 느껴지지 않으면 청와대는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대는 세종대왕님 상의 앞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당연히 사람들도 일단 거기서 모일 수 밖에 없고 그건 당연히 마지 노선이라 사람들에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문화제 형식이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의식을 공유하고, 긴 시간의 시간 동안 사람을 모이게 해 주었으며, 추위와 오랜 몇 시간의 기다림을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제가 해산 시간이 다가 올 때 쯤 느낀 것은 답답함과 절망입니다.

  우리 100만 시민은 행진이라도 했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모임과 의식을 공유하는 것 만이 아닌 몸의 움직임이 공유 되어야 했습니다.

   폭력시위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행진, 작은 두드림이라도 했어야 했다는 소리입니다.

  100만 시민이 쉽게 모일 수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다다음 주를 기약했다고 하지만 그 때도 이와 같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잘 것 없는 우리 시민들은 재력적, 시간적 한계가 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인 것입니다.

  그 마지막이 계속된다면, 작은 희망이 계속 될 수 없다면 사람들은 시간에 나가 떨어지게 될 것이에요.

  모임이 끝나고 너무 답답해서 청와대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걸어갈 수록 앞의 무대의 소리는 희미해지고 100만의 우렁찬 소리지만 청와대에서는 어떻게 느낄지, 그리고 위기감이라 느낄지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만났습니다. 경찰 버스의 벽을.
  2008년에도 그랬지요.

  청와대 앞에서 모이는 것이다, 그 앞에까지 가서 우리의 힘을, 목소리의 힘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0M까지 합법적인 시위임에도 빠질 틈 없이 붙어 있는 경찰 버스와 그 뒤의 경찰들은 왜 무대가 앞에 있을 수 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행진을 할 수 없었는지 하는 허탈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청와대는 움직이지 않고 버틸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 평화 조용한 시위와 모임은 그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 합니다.
  영원히 평화 시위가 계속되어 지쳐 떨어지기를 기다리겠지요.

  그냥 작은 한 사람의 두드림은 보 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100만 시민이 가서 한 두드림, 한 발차기만 하고 온다면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모든 변화는 지금보다 나빠질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합니다.
  하지만 변화가 없다면 발전 또한 없습니다.

  다음에도 저는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모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또한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시간을 놓치면 그것은 돌아 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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