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에 보니, 새누리당 비박이 앞서서 탄핵을 주장하였다며 민주당이 너무 늦게 움직여 열받는다고 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분의 정의감, 애국심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지만, 저는 다른 생각입니다.
민주당은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제일 늦게 탄핵에 동참하기로 하고 대토열ㅇ 탄핵 소추안 의결 정족수 200석에 더민주당 의원이 포함된다고 한들 국민들이 늦게 동참했다고 비난할까요?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탄핵 담론에 늦게 뛰어들든, 제일 앞에서 하든, 더민주당 120명 의원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에 찬성해야 탄핵이 가능한 겁니다. 그만큼, 120석 제1야당의 무게감이 큽니다. 오히려, 이재명 시장,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 새누리당 비박 의원들이 서로 뒤쳐질세라 탄핵 주장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작은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중구난방으로 백날천날 탄핵을 주장해 봐야 탄핵이 안 됩니다. 더민주당이 지도부에서 결의하고, 의총에서 인준받아서 탄핵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만 탄핵이 가능합니다.
진중하게 나아갑시다. 민주당으로서는 분위기를 살살 띄우는 선에서 머물고 있다가 국민의당, 정의당,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 주자들이 탄핵하라고 아우성치고, 세상의 모든 신문, 방송이 탄핵을 합창할 때 헛기침 한번 크게 하고 탄핵하기로 결의해도 국민들이 민주당을 우러러보면, 보았지, 늦었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차기 집권이 유력시되는 정당이 중대 결단을 내렸는데, 누가 감히 비난하겠습니까?
제1야당 민주당과 야권 제1 유력 대선 주자 문재인의 무게감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당과 문재인이 우뚝 서 있기 때문에 새누리 비박이 저렇게 기세등등 박근혜를 얕잡아보고 몰아붙일 수 있는 것이고, 안철수 국민의당, 정의당이 탄핵을 외칠 수 있는 것이고 어제 120만 시민이 용기를 내어 모일 수 있던 것입니다. 지금 더민주 의석이 70석 정도이고, 야권의 제1 유력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10%이고, 반기문 지지율이 25% 내외였다면, 많은 정치 세력과 국민들이 매섭게 박근혜를 압박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더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진중하게 있는 것만으로도 태산같이 박근혜 정권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중하게 나아갑시다.
ps. 댓글로 즉흥적으로 적었던 것을 정리하여 본글로도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