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만이 가득한 이 게시판에 관심종자처럼
글 남기고 떠날까 합니다
......쉽사리 컴퓨터를 끄기가 어려워서요
요근래 일찍 잔 적이 없어서 제목에 나와있듯이 생활이 불가하더군요
저는 말 그대로 고3입니다........
닉네임에 나와 있듯, 차가운 물 속에서 차갑게 식어버린....... 나의 한 살 어린 동생들보다
한 살 많고 200여 일 후에 수능을 치르게 됩니다
제가 어마무시한 낙관론자에 희망전도사라 지금까지
나름 힘들었다고 하면 힘들었을 학창시절을 버텨왔고.........
학창시절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제 꿈은 사실 닉네임 그대로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꿈꿔왔고
가끔 진짜 미친 것 같은 사회의 부조리들을 접하면서
과연 내가 이 콘크리트 벽 같은, 두드려도 티끌 하나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시스템을
국민들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바꿀 수 있을까
아직 대학교도 못 들어갔으면서 섣부른 걱정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왔습니다
근데 이번 사건 때문에.......... 저는 길을 잃은 기분이었고
진실에 마주하기 위해선 많은 진실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소름 끼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고
눈앞에 닥쳐온 중간고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제게는 생각되어
진실과 마주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눈 앞에 있는 영어 지문보다도 제게는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런데 더 이상 제가 이런 진실과 마주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습니다
지금 진도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잘할 자신이 있는데.....
그래서 일단은 제 눈 앞에 닥친 일에 열중해야 할 것 같아
제 일기장에 써야할 글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유를 하고 계시는 많은 인생의 선배님들!
저와 같은 많은 젊은 친구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지켜주십시오
지금은 솔직히 이 많은 부조리들의 진상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제가 아직 어려서일 지도 모르지만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지금은 그 옳은 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것이 제가 지금 느끼는 바이고 제 가슴이 강하게 외치는 말입니다
언젠가 이해하려고 애 쓰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그때가 다가올때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선배님들! 수능 열심히 준비해서 수능대박 내고 오겠습니다
대학 가서 공부 많이 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올해 담임 선생님께도 약속드린 말인데
결과가 어떨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 끝이 어디든......... 끝까지 노력할게요
바로잡음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각오가 되어 있는
젊은 친구의 뜨거운 열망에 조금이나마 힘 얻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만난 선배님들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감사합니다
공감능력이 제로라 사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도 않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오히려 확신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아닌 걸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바닷 속 많은 친구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고군분투 하겠습니다
무사귀환게시판에 이런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무사귀환..................................
지금 상황에서는 고문과도 같은 말이 아닐까요
좋은 말인데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입니다
팽목항에 있는 친구들,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동생들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사랑한다. 정말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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