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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광화문 후기
게시물ID : sisa_787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도즙100%
추천 : 8
조회수 : 6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13 21: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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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수면이 부족해 힘이 읎으므로 음슴체.

 

14:30 오전에 일 보고 짐 챙겨서 고속버스 타고 센트럴시티로 출발.

   옆자리 외쿡인 여성분이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워서 부정맥으로 죽을 뻔.

 

16:40 지하철이 많이 밀린대서 시내버스로 이동하기로 함.

   143 타니 남산터널 지나 회현역 쪽으로 우회한다고 공지가 붙었길래

   거기서 내려서 ㄷㅇㅅ, 먹자골목을 지나 시청광장으로 가기로.

 

17:10 ㄷㅇㅅ 남대문점 도착. 양초는 진작에 다 나가고 LED초도 없다길래 생수 작은 것만 구입.

 


0.JPG

 

17:20 북창동 먹자골목 ㅇㅅ회관에서 곰탕 한 그릇.

   곰탕의 생명은 국물이라지만 그래도 씹는 맛을 위해 고기도 좀 줘야하는 거 아니오 주인양반ㅠㅠ

   초를 못 구해서 가다가 천원에 구입.


17:50 시청광장 쪽으로 가니 광화문광장 방향으로는 이미 포화상태.

   녹색당 깃발들이 저쪽으로 줄줄 빠지길래 가는 길 있는가 싶어서 따라가봄.

   무교동 - 종로구청 - 경복궁 사거리로 우회하여 광화문 쪽으로 진행을 했는데...



2.jpg

 

19:00 광화문 앞에 도착은 했는데... 말 그대로 광화문 "코앞"

   내 앞에는 그 유명한 금속노조, 그 너머엔 차벽, 그 다음엔 경찰, 그 뒤가 광화문.

   무슨 일 생기라는 건 아니지만, 혹시 만에 하나 분탕질이 시작된다면 이곳일 것 같아서 약간 물러서기로.

   이 즈음부터 휴대폰 데이터가 오락가락하기 시작함.


 

1.jpg

 

(사진 펌)

 

19:30 세종대왕상 앞에 무대 있고 발언들이 진행되고 있길래 그 쪽으로 이동.

   그러나 인산인해로 이내 막혀서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앞의 방송차량에서 전광판 중계를 시작함.

   노란 점 위치에 자리잡음.

   웃긴게 바로 코앞이 KT 광화문빌딩인데 데이터는 먹통. 안테나 1~2칸으로 전화와 SMS만 간신히 터짐.


 

3.jpg

 

19:30~22:30

   공연, 발언, 모금, 촛불 파도타기, 포토타임 등.

   기억력이 부조캐서 순서와 상관없이 기억나는 대로 뒤죽박죽 나열해봄.

    

   중간중간 긴급환자나 미아, 급한 연락 등의 공지가 잘 이루어짐.

   규모가 크다보니 시청광장 인근에서는 따로 진행한 듯. 함성이나 구호가 엇갈리는 느낌.

 

   댓통녀ㄴ... 아니 대통령의 모교 성심여고생들의 발언은 시원시원하니 좋았고

   특히 '썩은 감귤만 내놓는 새누리당이란 감귤나무를 베어서 태워버려야 한다'던 제주 아재의 발언이 사이다(크으~).

   하야해~ 하야해~ 이제 하야해~ 순~실이랑 하야해~

   하야해~ 하야해~ 이제 하야해~ 새~누리랑 하야해~ 에서 폭소.

 

   조PD가 나왔는데 방송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편이 아니어선지 '누구야? 누구야?' 하며 어리둥절.

   '길가에 버려지다'에 비해 '순실의 시대'가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못 탔고, 발표도 PDIS 이름으로 해서 조PD가 이쪽 과(?)인 줄 모르는 듯.

   이어 '친구여'를 부르니까 그제야 알아보고 우오오오 하는 분위기.

   그와중에 나이 있으신 분들은 아직도 '누구라고?' 하시는 중.

 

   그리고 놀랍게도 정태춘 씨... 라고 하기도 죄송스런 정태춘 선생님의 등판.

   신나고 격정적인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런 무덤덤한 듯 읊조리는 가사가 더욱 사무쳤다.

   누구냐며 투덜대던 어린 학생들도 전광판의 가사를 보며 (음... 무대 뒤쪽이라 그런지 목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음)

   이내 몰입하여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낌새.

 

   문화제의 마지막은 역시 이승환ㅋ

   첫 곡으로 세뿌사를 부르다 후렴에서 "그대의 얼굴과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얘기와~ 지나간 내 정든 날"이 나오니

   어머니와 같이 온 중학생?쯤 되는 학생이 "어 나 이거 알어 저 사람 노래야?"ㅋㅋㅋㅋㅋ

   하긴 이승환 2집의 실시간 팬은 당시 그 학생 나이였을 어머님이실 테니ㅎ


   이어서 '물어본다'를 부르는데

   광장의 백만 명 모두와 비록 광장에 나오진 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음.

   "부조리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 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후회하지 않도록"

   부끄러움을 알기에 광장에 나왔고, 부끄러움을 알기에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하는데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질긴 오징어를 누가 계속 씹으려 할까요. 적당히 씹다가 뱉겠죠" 이러고 있으니...

 

   몇 곡이 더 있었으나 데이터가 안터지는 상황에서 동생네 집까지 가는 법 수소문하느라 정신이 팔림;;;

   그러다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전주가 쫙 들리는데... 이게 마지막 곡이구나 느낌이 확 옴.

   머리로는 '이거 끝나면 끝이다 사람들 한번에 쫙 빠진다 가려면 지금 가야해' 이러는데

   몸이 안 움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듣고 후렴 떼창 하고 문화제 마무리 발언까지 다 듣고 주위 쓰레기 줍고 정리 돕고 하다보니 거의 11시ㅋ

 

 

6.jpg

 

22:30 광화문~시청 방면으로는 아직도 인파가 있기에 을지로입구역에서 2호선 타고 동생 집으로 이동하기로 함.

   가다가 잠깐 멈춰서 찍은 청계천 모습.

   겉보기는 멀끔하니 화려해 보이지만 관리비나 수질 등 파면 팔 수록 얘깃거리가 나오는 것이 마치 어느 나라를 보는 듯 하다.


23:30 신림동에 동생부부 신혼집에서 하루 묵어가기로 함.

   결혼 후 첫 방문이라 집들이 겸 해서 갔는데

   막상 집주인들은 시댁 가느라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주인 없이 나 혼자 하는 집들이ㅋㅋㅋㅋㅋㅋㅋㅋ

   신혼집 내어준 게 고마워서 아무 것도 안 건드리고

   가져간 침낭을 작은 방에 펴고 잠들려 했으나....

   작은 방에 TV, 플4와 라오어 리마스터가 비치되어 있음ㅋㅋㅋㅋㅋㅋ

   대체 얼마나 잘 만든 게임인가 궁금해서 게스트 계정 만들어 자기 전에 잠깐만 해봄

 

06:00 동 트는 거 보고 기절ㅋ

 

 

낮에 동생 부부 와서 같이 점심 먹고 고속버스 타고 옴.

도착하자마자 뻗었다가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사진 동영상 정리하여 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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