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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이는 여경, "아이 찾는 엄마 앞에서 안 울 수 있겠어요?..."
게시물ID : sisa_505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시마을
추천 : 2
조회수 : 97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23 10:47:21
실종자 가족과 눈물 흘린 여경
 
 
 
“아이 찾는 엄마 앞에서, 안 울 수 있겠어요?”
 
지난 20일 새벽 세월호 사고 실종자의 더딘 구조활동에 항의해 청와대로 향했던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들 앞에 섰던 부산지방경찰청 제1기동제대 1팀장 권정희 경위(43). 울고 있는 실종 학생 어머니 앞에서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진의 주인공이다. 그는 21일 밤 진도경찰서에서 진행한 인터뷰 중간중간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산청 기동대 소속 여경들은 19일 아침 일찍 부산을 출발해 전남 진도에 왔다. 권 경위는 이곳의 광경을 제정신으로는 보고 있기 힘들었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인양된 시신이 배를 타고 들어와 가족을 만나는 진도 팽목항에 배치된 그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울부짖는 어머니들을 보며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그렇다고 가족들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모자를 눌러 눈을 가리고 울었다”고 말했다.
 
▲ 청와대로 행진하는 부모들 ‘오죽 답답했으면…’ 생각
 
이날 자정까지 근무를 서다 20일 새벽 잠든 지 2시간쯤 지났을까. 오전 3시30분쯤 “출동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실종자 가족들이 상황실이 차려진 진도실내체육관 앞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탄 차량을 막고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는 겉모습은 엄연한 시위대였지만 “ ‘오죽 답답했으면 저럴까’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권 경위는 말했다.
 
“내 아들을 살려내라” “우리 딸 보고 싶다”며 체육관에서부터 진도대교 쪽으로 10㎞ 넘게 걸어온 어머니 10여명을 막아설 때 “눈을 마주치면 바로 눈물이 터져나올까 다들 고개를 숙였다”고 말했다.
 
“다리 쪽으로 더 가시면 위험하다고 말씀드렸지만 워낙 악에 받쳐 뛰쳐나가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100m쯤 뒤따라가 제지하니 펑펑 우시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20분간 실종자 이모군의 어머니와 울며 얘기를 나눴다. “아이 꿈이 경찰이었다고 하셨어요. 꺼내달라고 하시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한참 울다가 ‘아이는 제가 못 지켰지만 이 땅에 살아있는 아이들은 제가 지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경찰이 꿈이었다는 실종 학생, 그 이름 평생 잊지 못할 것
 
애써 참아오던 눈물이 터져 인터뷰가 중단됐다. 대학을 졸업한 1995년 경찰 제복을 입은 권 경위는 아직 미혼이다. 그는 “부산경찰청에서 성폭력전담수사관으로 일하면서 피해자들의 절절한 얘기를 듣고 일에 빠져 결혼 적령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아마 결혼했다면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을 것이다.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이군의 이름이 나오는지 꼭 찾아봐요. 한번도 본 적 없지만요. 아마 평생 그 아이의 이름을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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