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 문경 십자가 살인사건 - 4 (1)
게시물ID : readers_7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카엘의노래
추천 : 0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6 21:56:47
4. 의지
 
저가 병들어 죽게 되었으나 하나님이 저를 긍휼히 여기셨고
저뿐 아니라 또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내 근심위에 근심을 면하게 하셨느니라.
(빌립보서 : 227)
 
  잠시 후 작업을 마친 태수는 해금사랑의 맥박을 체크한 뒤 왼쪽 손목으로 혈액을 공급한다. 그리고 오른쪽 팔목 위쪽으로 포도당을 공급하여 곧 빠져나갈 것 같은 그의 영혼을 잠시 동안 붙잡아 놓는다. 전자렌지에 수분 간 돌려놓은 뾰족한 철심지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꺼내어 그의 머리에 조심스레 씌어 놓는다.
 
치지지직’  살이 타는 소리와 함께 또 한 차례 삼겹살 굽는 냄새가 흘러나온다. 이번에는 머리털이 타는 고약한 냄새와 더불어.
   실제로 인간의 유전자는 돼지와 많이 가까우며 화재인명피해가 난 곳에는 항상 삼겹살을 굽는 듯한 냄새가 풍겨 나온다. 그 이유로 소방수들은 삼겹살을 입에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잠시 후 태수는 몇 걸음 뒤에 있는 미리 설치해 놓은 도르래를 이용해 십자가를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레일을 따라 벽을 향해 밀어 나간다.  
드르륵, 드르륵’  
잠시 후 하는 소리와 함께 십자가 형틀은 한 쪽 벽면에 고정된다. 해금사랑은 아랫배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마치 산 채로 내장을 굽는 듯한 느낌이다.
 
  태수는 곧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탁자 위에 놓인 카메라를 들고 해금사랑을 찍기 시작한다. 셔터에서 터진 불빛마저 고통을 전해주는 듯하다
찰칵 찰칵  
십여 장을 찍은 뒤 태수는 그곳을 빠져 나간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현상 된 사진을 해금사랑의 눈앞에 펼쳐 놓는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인 해금사랑의 눈앞에는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져있다. 커다란 십자가 형틀에 못 박혀 있는 한 남자의 배에 그려져 있는 문양을 보며 차라리 죽여 달라며 믿지 않았던 신을 다시 한 번 되찾게 된다 
  태수가 말한다.
  - 신을 보았나? 
며칠 뒤. 끊임없이 공급되는 포도당의 힘으로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닉네임 해금사랑은 고소한 향기에 취해 의식을 차린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니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 태수가 보인다. 분노가 치솟는다. 그를 향해 욕을 쏟아내고 싶지만 나오는 건 오직 당 가득한 누런 소변뿐이다. 성기 끝이 찌릿찌릿 해오는 것이 며칠 사이 당뇨가 생긴 듯하다 
며칠 내내 포도당만 처먹였으니 당연한 것이겠지해금사랑은 생각한다 
인기척을 느낀 태수는 시커멓게 탄 고기 한 점을 들어 해금사랑에게 들이 밀며 말한다 
- 돼지고기가 왜 맛있는지 아는가? 
독기 가득한 눈으로 그를 노려볼 뿐 해금사랑의 입은 열리지 않는다 
- 그건 말이지. 돼지 유전자가 인간과 아주 가깝기 때문이야. 인간의 유전자와 가까운 것과 고기의 맛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후후후. 고대부터 인간이 인육을 먹은 행위를 기록한 책들은 무수히 많이 있지. 그리고 현재까지 식인 풍습을 이어가고 있는 원주민들도 있고 말이야. 그들은 하나같이 그 맛을 이렇게 기록했거나 말했지. 인육을 먹은 뒤부터는 다른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고 말이야. 후후후. 고로 인간의 고기는 돼지고기의 맛을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 흐흐흐······.
 
태수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해금사랑의 눈앞에서 다 타버린 고기를 게걸스럽게 씹어 먹는다.
 
해금사랑은 얼마 남지 않은 기력을 모아 있는 힘껏 태수의 얼굴에 침을 뱉어 버리며 말한다.
 
- 더러운 새끼. 니가 그러고도 하나님을 섬기는 자이냐. 지옥이 존재한다면 바로 너 같은 놈을 위해 존재할 것이다.
일그러진 표정의 태수는 젓가락을 바꿔 잡고 해금사랑의 왼쪽 팔뚝에 꽂아 버린다. 이미 물러져버린 해금사랑의 근육들은 젓가락을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인 듯 쉽게 뚫려버린다. 해금사랑의 입에서는 아아아······.’ 라는 작은 소리만 새어 나올 뿐 비명을 지를 기력조차 상실한듯하다.
 
잠시 후 만찬을 마친 태수는 해금사랑이 붙어있는 벽의 커튼을 쳐버리고 불을 끈 뒤 그 곳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해금사랑에게 찾아온 칠흑 같은 어둠은 팔과 다리, 그리고 배와 머리에서 전해지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배가 시킨다. 무한의 어둠과 정적사이에 갈라진 입술사이로 나오는 작은 신음과 그의 옆에 놓인 심박 수를 체크하는 기계의 일정한 소리만이 들려 올뿐.
 
<신 따위는 없다. 오로지 고통과 어둠만이 나와 함께 할 뿐이니······. > 그는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첫 번째 주말이 찾아온다. 태수는 잘 다려진 고가의 양복을 멋지게 차려 입고 차를 몰아 서울을 향한다. 여의도. 대형 십자가를 위시하며 그 웅장함을 뽐내고 있는 건물에 차를 세운 뒤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성경책을 집어 들고 건물 현관에 들어선다. 곳곳에서 깔끔한 새 옷을 뽐내며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인사들이 보이며 이내 태수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건넨다. 친근한 눈인사를 건네고 포옹을 나눈 뒤 서둘러 자신의 이름이 붙어있는 작은 방에 들어선다.
 
조금 늦게 온 탓에 미리 기다리던 학생들이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이한다. 태수 역시 친절한 눈웃음으로 그들을 맞이한다. 선량한 얼굴 한 꺼풀 속에 숨어 있는 괴물의 얼굴이 실룩이는 듯하다. 성경책을 펼쳐든 뒤 두 시간 가량의 형식적인 수업을 마치고 어린양들에게 숙제를 내어준다.
 
- 오늘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리신 숙제를 내어 주겠습니다.
- 주 예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 마태, 마가 복음 :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누가 복음 :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 요한 복음 : “다 이루었다.” 
 
- 이처럼 복음서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틀립니다. 과연 이것에는 어떠한 하나님의 뜻이 숨어있는지 풀어 오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없습니다만, 가장 진리에 근접한 대답을 하시는 분께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6개월 간 십일조를 면제하여 드리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수업을 마치겠습니다.
 
태수는 교회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신도들에게 가식적이 눈인사를 건넨 뒤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그는 아침에 남긴 게시글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목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초록색 바탕의 포털사이트에 로그인을 한다. 카페 창을 누르고 댓글들을 확인한다. 그간 무수히 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는 것을 확인한다. 크리스천들과 반 크리스천들의 댓글 비율이 <22 : 78> 정도로 달려 있는 것이 전도의 필요성을 더욱 확고히 느끼게 한다.
 
- 예수를 죽인 망할 유대인들의 법칙 같으니라고.
 
태수는 실룩이는 입술로 그 말을 내뱉는다. 하루 게시물 제한이 2개로 한정이 되어 있는 카페여서 12시가 넘어가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글쓰기를 누른 뒤 장문의 글을 입력한다 
 
제목 : 하나님의 공의로 서술된 성경의 비밀.
내용 : 잠언 29 : 18 -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
3 : 7 - 주 여호와께서는 자기의 비밀을 그 종 선지자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고는 결코 행하심이 없으시리라. 
 
타자를 치다가 귀찮음을 느낀 태수는 인터넷 성경 사이트에 접속을 한 뒤 필요한 구절들을 복사하기 시작한다. 여러 자료들을 긁어모은 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붙여넣기 신공을 펼친다. 그리고 곧 반응들이 보인다. 대표적인 안티 크리스천 두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그 중 한명의 댓글을 읽고 나서 태수의 얼굴 가죽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 흐흐흐. 다음은 바로 네 녀석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