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불길한 예감은 꼭 들어맞더라.
나에게 그런 촉이 있나봐.
별 거지같은 촉이 다 있지? 근데 그 촉을 느끼고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되는데, 그게 안되더라.
별 거지같은 촉이 발동한 날, 너는 내게 말했어.
"오빠. 나 오빠에 대한 마음을 확신 못하겠어...오빠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는 오빠에 대한 사랑에 확신이 안서."
그 말을 듣고 촉이 또 들어맞는구나 씨발..이러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더라.
어제까지 내게 사랑한다 말하고 내게 안기던 너였는데, 너가 말한 그 사랑은 무엇이었니?
사랑한다는 말은 가볍게 얘기하기 싫다며, 근데 말하지 않고서는 못베기겠다며 사랑한다 말한 그것은 무엇이었니?
그리고 누가 더 많이 사랑하든, 더 적게 사랑하든 그것을 저울질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던 그것은 무엇이었니?
재차 물어봤어. 진심이냐고.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거냐고.
그 물음에 너는 대답했어.
"미안해..한두번 생각해보고 말하는거 아니야."
그말에 나는 행복하라며, 건강하게 잘지내라며 말을 건내고는 스스로 마음의 정리를 할 수 밖에 없었어.
담배만 뻑뻑 피워대며 속을 몇일이고 달래며 애써 너를 마음 한구석에 밀어넣고 있을 때, 다시는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게 꾸역꾸역 밀어넣고 있을 때
그 어느날 한동안 잠잠하던 카톡이 울렸어.
"잘지내?"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는 마음으로 너에게 잘지낸다며 애써 웃는 이모티콘을 붙여 답장을 보냈어.
시덥지않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화가 와. 너는 보고싶다며, 자꾸 생각이 난다며,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전화했다는 말을 해.
꾸역꾸역 밀어넣었던 마음 한구석에 너가 갑자기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려 발버둥을 쳤어.
한동안 너와 이야기를 나누다 물어보았어. 나를 사랑하냐고. 하지만 너의 말은..
"아니..사랑은 아니야."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화가 솓구쳤어. 내가 만만해보였니? 난 속도 없는 놈처럼 보였니?
일방적인 이별을 선고받은 내가 너의 말을 듣고 너가 목소리가 듣고싶다하면 기꺼이 전화를 받아주고,
보고싶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너에게 얼굴을 비추어야했니? 그러는게 나에게 행복으로 보였어?
난 너가 그런말을 하면 헤헤 웃으면서 속없는 놈처럼 그래야 했어?
너는 다시 내게 말을 했어. 다신 듣고싶지 않았던 말.
"미안해.."
그 말을 끝으로 우리의 연락은 끝이 났어.
그리고 난 꾸역꾸역 애써 밀어넣었던 너를, 다시 튀어나온 너를 다시 한번 꾸역꾸역 밀어넣어야겠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 못할 짓을 두번씩이나 하게하니..? 너 정말 밉다.
그런데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어.
문제가 있는건,,,너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
생각해보니 소름끼치게 무서웠던건 너와 그리고 전에 만났던 사람도, 그 전에 만났던 사람도 똑같이 일방적으로 내게 이별을 선고하고는
얼마되지 않아 똑같이 연락하고, 똑같이 보고싶다 말하고, 똑같이 잘못했다 말하고 그랬다는거지.
그래,,어쩌면 나에게 문제가 있는거일 수도 있겠다. 오유 씨발. 오유의 저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