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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 정호승
게시물ID : lovestory_280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연애만8년차
추천 : 5
조회수 : 121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09/16 22:40:56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덧글에 쓰려고 간만에 정호승시인의 시집을 폈다가 
언제나 좋아하던 시라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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