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를 야당이 지정한 인물로 앉히는 대신 대통령 임기를 보장한다?
정치공학적으로는 괜찮은 선택입니다. 평시라면 말이죠.
100만명의 국민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새누리 내에서마저 박근혜 탄핵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현 시국은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온 국민이 대통령이 내려오길 바라고 있죠.
그렇다면 제1야당은 국민의 소망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2선후퇴를 제시해 박근혜를 계속 자리에 앉혀둘 경우
국민의 염원보다 당의 정치적 이득을 중시하는 것으로 비춰지게 됩니다.
'역시 정치인놈들은 다 똑같다'라는 냉소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죠.
이렇게 되면 국민의당이나 비박이 주도권을 가져가는게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 자체가 잦아들면서 다시 친박이 안정성을 되찾을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원래 친박세력과 친한 모 장어가 다시 손을 내밀기 시작할 것이고
이미 냉담해진 국민들이 투표소를 외면할 경우 10년의 악몽이 15년으로 늘어날수도 있죠.
지금 국민이 박근혜를 규탄한다고 해서 민주당을 지지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부정평가는 95%일지 모르나 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30%대죠.
오유처럼 민주당 자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야 2선후퇴를 받아들일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뜻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겁니다.
마음이 차게 식은 사람들을 투표소로 끌고오는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감정을 무시한 채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했을시 벌어지는 결과는
이미 트럼프 당선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통해 미국 민주당이 증명한 바 있습니다.
부디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은 국민의 염원에 부응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