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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7593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llomobile
추천 : 0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4 13:32:44
출처:http://news.nate.com/view/20140423n02355

"1등 부모인 줄 알았는데 지키지도 못했다… 정부·언론 모두 믿을 수 없어요"

[진도=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지쳐보이는 실종자 가족이 구조소식을 기다리며 눈물짓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 1주일, 지지부진한 정부의 수색작업은 "남 부럽지 않게 키웠다"고 자부하던 한 엄마를 "내 새끼도 지키지 못하는 부모"라며 자책하게 바꿔놓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모(50·여) 씨는 백일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미국에서 의사 공부를 하는 큰딸, 판사가 꿈이라며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작은딸을 위한 기도였다.

"1주일 전만 해도 내 자식들에게 유능한 부모라고 생각했어요. 발버둥 쳐서 이렇게 왔는데, 정말 남 부럽지 않게 내 딸 인재로 만들어놨는데…".

지금 김 씨는 진도항에 있다. 단원고 2학년인 작은딸이 저 바다 깊이 가라앉은 세월호에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후 사흘 동안 김 씨는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울부짖었다.

견디다 못한 남편이 쓰러졌다. 말을 더듬고 눈이 풀린 채 온몸이 경직된 남편 앞에서 김 씨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

"남편 때문에 눈물을 참다 더는 참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숨어서 수건으로 입을 막고 울어요. 화장실에서 울고 눈을 닦는데 눈을 뜨자마자 '아직도 우리 딸이 저기 있네'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확 쏟아져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마음이 추슬러지지 않아요".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어도 딸 얘기를 할 때마다 김 씨는 몸을 가누기 힘들어했다.

옷 한 번 사달라고 한 적 없던 딸이다. 용돈을 달라 할 나이에 공부 열심히 해서 받아온 장학금을 엄마 보약 먹으라고 내밀던 딸이다.

"딸이 TV 틀어놓고 스마트폰 만지면 제가 '전기 먹는 하마'라고 놀렸거든요. 그때마다 '엄마 미안해'라고 말했는데… 내가 이제 집에 돌아가면, 며칠 전에 봤던 그 모습을 이제 볼 수 없잖아요".

"내 친척이든 친구든 주변에 멀쩡하게 자식 살아있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솔직한 심정으로 누구라도 날 건드리는 사람 있으면 칼 가지고 찔러 죽이고 싶어요".

그렇게 진도항과 체육관을 오가며 보낸 1주일. 김 씨의 결론은 "나는 내 새끼도 지키지 못하는 못난 부모"였다.

"내가 참 못난 부모구나, 자식을 죽인 부모구나. 이 나라에서는 나 정도 부모여서는 안 돼요. 대한민국에서 내 자식 지키려면 최소한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국회의원 정도는 돼야 해요. 이 사회는 나 같은 사람은 자식을 죽일 수밖에 없는 사회에요".

"저 동정받을 사람 아니에요. 나 60평짜리 아파트 살아요. 대학교에서 영문학 전공했고, 입시학원 원장이고 시의원 친구도 있어요. 이 사회에서 어디 내놔도 창피할 사람 아니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저주스러워요. 우리 딸 나오길 기다리는 한 시간 한 시간이 피를 말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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