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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원 강사 입니다.
게시물ID : gomin_788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h-Lee
추천 : 16
조회수 : 45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8/01 12:11:54
베오베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네요.

저는 학창시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모든 과목을 독학했습니다.
이과생이다보니 물리2나 화학2 같은 것에서 막히는 부분이 너무 많아 힘들더라구요.
친구들얘기를 들어보니 신도림에 있는 대형학원에 정말 잘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계신다고 수업을 들으러 간다고 하더군요.
수강료와 왕복차비를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 돈이면 문제집을 더 살 수 있는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 이후로 모르는게 있으면 친구에게 물어봤어요.
잘 알려주던 친구는 나중엔 좀 귀찮아졌는지( 귀찮을 만 했거든요) 그러지 말구 학원 다니자 하더라구요.
대형강의라 수강증 검사할 때만 잘 피하면 된다고 

그래서 용기내서 첫 도강을 했습니다.
학교수업과는 비교가 안되는 퀄러티! 선생님한테 후광이 비치는것 같았습니다.
신나서 대답도 제일 열심히 하면서 수업들엇어요.
첫도둑질이 어렵다고 그 이후로는 쉽더라구요. 그렇게 매주 도강을 다녔습니다. 도강하는 주제에 맨 앞자리에 앉아서 선생님과 아이컨택하면서요 ㅋ

그러다 수강증 검사를 하는 날이 왔어요.
너무 놀라서 가방을 후다닥 싸고 도망나와 계단에 앉아 있었어요.

친구들이 수업하는 동안 복도에 그렇게 계속 앉아서 있었습니다. 서럽더라구요.
오늘 공유결합 하는데.. 그부분 잘 모르는데 어쩌지.. 걱정하면서 그냥 울면서 있었어요.
잠시 뒤 쉬는 시간이 됐는지 웅성웅성 소리가 나서 뒤돌아 봤는데
선생님께서 계시더라구요.

들어와서 수업들으라고.
학생 열심히 해서 정말 보기 좋다며 수강증신청 해주신다고 데스크로 가자시네요.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뭐라 설명 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해 수능을 치뤘고 화학2는 만점 맞았습니다.

그리고..
대학 입학 때 부터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5년이 지난 이야기네요.

전 지금 학원 강사입니다. 
그리고 15년 전 그 빚을 갚는 중입니다. 
저같은 시절을 겪는 친구들에게 무료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받구 있구요!
물론 그 중엔 약간 먹튀느낌이 나는 학생들도 있어요.
무료라니까 그냥 한번 신청하고 수업을 제대로 들으러 오지 않는...

그래도 전 지금 제가 베풀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지금이 힘들더라도 주저앉지 말구 
한걸음 더 내딛여 봐요. 뜨거운 자갈길이 지나고 곧 살랑살랑 바람부는 행복한 꽃길이 열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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