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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희망이 아니길
게시물ID : sewol_7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맨날카페인
추천 : 0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8 06:47:40
나는 감상적인 놈은 아닌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거 같아.
이런 방식으로 기도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 같아.
밤에 잠이 오질 않아서 이틀을 샜어.
근데 밖에 나와서 담배 한 대 피려고 봤더니 새벽 네 시인데도 원룸들에 불들이 다 밝더라.
따지고 보면 지금 나처럼 너희랑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들인데 온통 걱정 때문에 잠들을 못 자는 거겠지.
그래, 동네 특성상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그러려니 했어.
나도 얼마 전까지는 나랑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것들 가지고 걱정도 많이 하고 분노도 많이 하고, 사실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
근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아니 왜 하필 너희들이냐.
이렇게나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나름 OECD 국가라면서 잘난 사람들 많다는데 왜 자꾸 상황이 힘들어지는 거냐.
지금도 참을 수 없이 화가 나긴 하는데, 그래도 애써 침착하려고 해.
왜냐하면 아직 진짜로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
자기는 당선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든 약속 지키려고 하는 아저씨.
자기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면서 학생이 먼저라면서 고귀한 젊음 내던진 아름다운 아가씨.
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 정리해주려고 애쓰는 방송국 아저씨.
차갑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잠수부 아저씨들.
땅 위에서라도 힘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기가 도울 일이 없을까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
우리한텐 아직 저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아.
근데 그거 알아?
물론 저 사람들도 중요한 건 맞는데, 사실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너희들이야.
이땅에서 가장 큰 희망이 자라고 있는데 그러니까 나도 더 침착해야겠지.
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그런 얘기들을 해.
이게 뭐냐, 발전도 없고 옛날에 벌어졌던 일 그대로다, 대한민국 답 없다, 뒤집어엎고 싶다.
아니길 바라지만, 그리고 아직은 어린 너희들한테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거의 사실인 거 같아.
게다가 우리가 프랑스 혁명 정도까지 일으키면서 바꾸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도 맞고.
근데 결국 바꿔야 하지 않겠냐.
먼저 튄 선장새끼나 쓰레기 언론들이나 너희들이 나와서 처벌도 하고 바꿔가야지.
왜 이렇게 늦었냐고 너희가 직접 어른들한테 한소리 해야지.
그래, 진짜로 너희가 없으면 안 돼.
저런 좋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너희 같은 어린 희망이 없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그러니까 힘들더라도 더 버텨주라.
내가 이런 글 싸지른다고 해서 너희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하등 도움되는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도 헛된 희망은 아니라고 믿고 있어.
그것만 알아줘.
곧 일하러 갈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도 일이 손에 잡힐지는 모르겠어.
근데 뭐, 그래도 해야겠지?
희망 운운했던 놈이 지 일도 못하면 그것도 말이 안되잖아?
그래, 일 하다가 생각날 때마다 기도할게.
솔직히 종교는 없는데 교회나 절 다니는 친구들 심정이 지금은 좀 이해가 가네.
그러니까 만약에 내 기도나, 너희 부모님, 친구들 목소리가 들린다면 힘 좀 더 내주라.
우리 지금은 많이 힘든 게 맞지만, 앞으로 올 미래가 100% 밝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희망한다.
얼른 나가서 따신 밥 먹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해야지, 이런 좋은 생각들 많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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