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같이 일한 선배의 친구 얘기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가깝다면 가깝고..)
아주 옛날도 아니에요. 그 선배가 70년대생이었으니까 90년대에 있었던 얘기지요.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네요. 얘기가 아주 정확하진 않아요.
그냥 남들처럼 제때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첫 딸인가를 낳았대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아들아들아들 하는 사람이었던 거죠.
딸년 필요없다고 무조건 아들 낳으라고...
그러다 둘째를 가졌어요.
그때는 태아성별감별도 불법이었을 땐데, 시어머니 아는 병원에서 산전 검사를 해서 딸이라고 해서 지웠다죠.
셋째도 딸... 시어머니 극성으로 지웠대요.
그런데 말이 쉬워 지웠다고 하지.. 엄마는 딸이건 아들이건 상관없는데 시어머니 때문에 아기를 죽인거니까
엄마 죄책감은 얼마나 심했겠어요.
그래서 다음에 임신했을 땐 아예 병원을 안 갔대요.
임신사실도 숨기려고 했는데, 배가 슬슬 불러오고 입덧을 하니 어쩔 수가 없던거죠.
시어머니가 얼른 병원 가자고 하는 걸 별 핑계 대며 안 가서 5개월인가.. 까지 버텼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점집에 갔답니다...... 점집에서 딸이라고 하더라죠.
어느날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시장을 가자고 하더래요.
살던 동네가 좀 높은 지대에 있여서 시장 가는 길엔 계단이 있었대요.
네. 며느리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거죠.
며느리는 팔도 부러지고, 아이는 유산이 되었어요.
병원에선 아들이었다고 했대요.
부러졌던 팔이 다 나았을 때쯤...
시어머니가 외출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즉사.
그래서 그 선배언니가 친구 걱정도 되고 해서 시어머니 장례식장에 갔대요.
친구는 자기 친정엄마 죽은 것보다 더 슬프게.. 바닥을 굴러가며 울고 있더래요.
그 모습을 본 선배언니가 '악마 같은 시어머니 죽었는데 왜 이러냐'며 달래려니까
"내가 내 새끼들 복수도 못했는데, 이렇게 죽어버리면 난 어떻게 복수하냐!!!"
고 통곡을 하는데 위로할 말은 없고, 눈물이 얼마나 나던지 혼났었다고...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시월드 사연이 실제는 훨씬 심해서 작가들이 좀 순화한다는 얘기가 거짓말이 아니더라구요.
전 그저... 진짜 지옥이 있다면!
그 시어머니가 자기가 손주들에게 줬던 그 고통을 그대로.. 한 아이당 100년씩,
한 300년만 매일매일 몸이 찢겨지고 부러지는 고통을 당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