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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는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다
게시물ID : sewol_18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난파이터
추천 : 0
조회수 : 2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6 00:13:26
처음엔 선장과 도망친 선원들의 잘못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사고 당일, 그 다음날, 그 다음날까지 살아있었을 것이다
추위와 두려움에 울면서, 언젠간 구조되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결국, 많은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하는 길로 가버리고 말았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날아갔다

'어른' 들의 '이권싸움'과 '책임회피'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 버렸다
채 피우지도 못한 꽃봉우리만 남겨놓고서 가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우리 가슴에 묻어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부디 천국에서는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정말, 정말 미안하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질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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