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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4~26 32~34일차, 가족회의
게시물ID : diet_449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불불
추천 : 1
조회수 : 31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26 20: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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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장남이다. 불행히도 거기에 장손이기까지 하다. 목요일, 증조할머니의 제사가 있어 장손된 도리로 본가에 내려갔다. 나는 증조할머니를 뵌적이 없다. 아마 어머니도 뵌적 없는 분일거다. 나야 그저 만난적 없는 이의 제사를 지내는 입장이지만, 어머니는 맏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삼십년째 보지도 못한 사람의 제사를 준비하고 있는지라 내 사소한 불만을 입밖으로 내뱉은 적은 없다. 작은 며느리라는 사람들은 몇년전부터 명절에도 잘 오지 않게 됐고. 나홀로 제사 준비라니 끔찍하다. 먹음직스러운 종친소유 공동명의 재산이나 큰집으로서의 금전적 재산과시가 없다면 유교적 전통인 가례라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지는 우리 집안의 제사지내는 꼴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아버지의 생각이 어떤지는 물은적은 없지만 내가 제사를 물려받게 되는 때, 전부 엎어 버릴 생각이다.

2. 저녁 쯤 익숙한 얼굴들이 두어명 우리집안에 기어들어온다. 이들은 소위 나의 삼촌이라는 작자들인데 나의 아버지는 아래로 형제가 넷이 더 있지만 언젠가부터 집안 행사에는 하나나 둘밖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나이를 먹고 머리가 커갈수록 그다지 삶에 대해선 배울 것이 없어보이는 인물들 투성이. 이런 작자들을 어렸을때 삼촌이라고 쫓아다니며 좋아했다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꼬맹이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형수인 나의 어머니에게 잘계셨냐는 안부를 묻다 자신의 아내가 급환, 친정의 사정, 선약이라든지 자식의 무슨 어떠한 일 때문에 못 오게 되었다는 말들을 주워섬기고는 제사 음식을 먹고 사라진다. 이것이 이들의 근 십년째 행동패턴. 젯밥에 반주 한잔씩을 걸치며 조카인 나에게 시험의 결과와 앞으로의 계획, 남자가 서른쯤 먹었으면 자기 앞가림 정도는 이제 해야지 같은 별 시덥잖은 이야기나 하다 어머니가 지나가시면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나마 내가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영양가 없는 잔소리의 강도가 얼마나 더 세졌을까. 궁금하다.

3. 금요일, 실패에 대한 보고를 했다. 요근래 몇년간의 인생에 대한 보고. 대개는 사죄와 반성이 주된 내용이었고, 짤막한 앞으로의 계획과 다짐을 말씀드렸다. 약간의 호통과 조언,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뜨거운 응원을 해주셨다. 다 커버린 아들의 눈에서 눈물이 났다.

4.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부모님이 동행을 하셔서 서울에서 몇가지의 볼일을 보시고 자녀들이 있는 좁은 서울의 자취집에서 주무셨다. 분명 부모님이 오신다기에 대청소를 해놨던 집인데, 어머니께 "이렇게 먼지구덩이 같은 곳에서 어떻게 사는거냐" 라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가 청소를 하시면 왜 이렇게 깨끗해지는지 알 수 없다. 불가사의.

5. 토요일, 인생에 있어 두번째 기회라는 것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귀한 것을 그저 나의 부모님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저 얻었다.'Pacta sunt servanda' 라고 각인된 만년필을 동생에게서 선물 받았다. 그렇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남은 기간은 열달. 

식사 : 아침- 된장찌개, 제육볶음, 밥
         점심- 바나나 세개, 우유 한잔
         저녁- 우동, 주먹밥

운동 : 스쿼트 80kg-10*6
         데드리프트 80kg- 10*6
         벤치프레스 60kg- 10*6
         렛 풀 다운 10*6
         싯업 60회
         트레드 밀-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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