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아마 저를 기억하실거 같아요

선생님이 저희 고잔고등학교로 초임발령 나셨을때, 계발활동으로 탁구부를 맡으셨잖아요

1학년인 저는 그때 제가 꼭 들고싶었던 농구부를 여자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못들어가고 탁구부를 들어갔어요

막상 들어갔는데 남학생만 12명에 여자는 저 혼자..

남자애들은 친구들끼리 들어와서 인원도 맞아서 저에게 같이 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가만히 앉아있는 제게 쌤이 탁구를 가르쳐주셨죠

항상 배드민턴이나 농구같이 손목힘을 강하게 쓰는 운동만 해서

탁구처럼 부드러운 힘을 쓸 줄 몰라서 쌤이 튕겨나간 공을 잡아주시느라 많이 고생하셨잖아요

1년동안 선생님과 탁구를 쳤죠.

그리고 1학년 축제때 선생님은 초임교사 신고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셨죠 ㅎ..

그때 에프티아일랜드 - 바래 노래를 부르고 예쁜 여자 초임선생님과 같이 듀엣곡도 하셨는데

그 예쁜 여자 초임선생님은 제 2,3학년 담임쌤이 되셨어요

쌤은 문과 과목을 가르치셔서 수업때 뵐 일은 없었지만..

저랑 같이 학년이 올라가서 교무실이던 같은 층에서든 자주 뵐 수 있었어요

단원고 사고가 났을때 쌤이 거기 계신줄 몰랐어요

여전히 고잔고에 계실줄 알았는데 딱 올해 단원고로 가셨다니..

그리고 아이들을 구해내러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가셨다는 말에 왈칵 눈물이 났어요

쌤은 정말 선생님이에요

아직 실종자 명단에 있는데, 결혼한지 4년되셔서 부인도 있으시다면서요.. 돌아오셔야죠

쌤 보고싶어요

제 싸이월드에 쌤 축제 동영상 찍은거 보면서 , 되게 가슴이 아팠어요..

왜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가셨어요..

이런말 해서 정말 죄송한데

정말 왜 다시 들어가셨어요.. 이기적으로 굴어서 죄송해요..

진짜 보고싶어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