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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게시물ID : sewol_199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ilme
추천 : 1
조회수 : 1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7 00:00:48
방금 안산 합동 분향소를 다녀오는 길입니다. 

저희 부모님이 80년대에 열심히 사셨던 분들이셨고

그 분들의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아왔었기에

저 역시도 스무살, 20대 초반 시절에 

당시의 열정을 품고 세상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노라. 

라는 마음으로 시위도 하고 콩밥도 먹어보면서

살았었습니다. 

한 때의 열정은 한 때로서 끝나는 듯 하였고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저희의 노력이라는 것은 

물거품이 되는 것들을 목격하면서 

자괴감과 상실감, 실망을 느끼면서 

자연스레 모든 것들에 대해서 포기를 하고

"이 나라는 안될 거야. "라는 마음가짐으로

내 인생이나 잘 챙겨야지...하고 살아왔습니다. 


열흘 전부터 가슴이 먹먹하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이대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다. 

라는 생각에서 안산으로 향했습니다. 

분향소로 조금씩 가까워져 갈수록

제 마음 속 짐들의 무게도 점점 무거워져 갔습니다. 

결국 도착한 분향소에서 제가 보게 된 것은 

한 눈에 다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사진들과 

너무나도 어린 아이들의 얼굴들이었습니다. 

삽시간에 눈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과연 여기서 눈물을 흘릴 자격이 있나?


내가 포기했기에 이 어리디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게 고작 이것밖에 없단 말인가?


너무 죄송한 마음에 더 이상 울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아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제 자신이 증오스럽고 

지금 고통을 겪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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