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벗어두었던 바지를 찾고
그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천 원을 찾았어요
근데 왜 행복하지가 않을까요?
나 몇 년전이었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듯
당장이라도 동네 슈퍼로 뛰어나갔을텐데
왜 이렇게 꼬깃꼬깃하게 접힌 천원을
보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이렇게 천원처럼 꼬깃꼬깃하게 
변했다는 게 느껴져요.

비싸다는 독한 술보다는 
축구 한 게임 뛰고난 뒤 운동장 수도꼭지에서
나오던 그 물이 그립고,

번지르르한 술집과 안주보다는
먼지냄새 풀풀 나는 운동장 흙바닥에서 
친구랑 까먹던 크림빵이 그리워요

나 그렇게 많이 변한거 아니죠?
아직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