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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개x끼다.
게시물ID : soju_7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mpostela
추천 : 1
조회수 : 125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8/03 13:18:00
오늘 여자친구랑 다퉜습니다. 100여일 남짓 사귄 여자친구인데 지금은 여자친구랑 다툰문제보다 저 자신이 더 아프게 다가오네요. 

함께있던 100일동안 여자친구는 제게서 사랑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모든일에 이것은 안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되고... 

저 자신 스스로는 철없는 낭만주의자래서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으면 서로간에 정으로 해결하리니 싶었는데 그거 다 거짓이랍니다. 저 만큼 무슨일에 현실적인 사람 없었답니다. 뭐가 진심인지도 모르겠고 뭐가 거짓인지도 모르겠고 이제는 제 말을 못믿겠답니다. 

서로 좋아하면 자기가 희생하는 부분도 있는거고 위하는 부분도 있는건데 자긴 그런거 없었다고...

생각해보니 다 맞는말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다 변명으로 해결하려하고, 여자친구를 기쁘게 해준다는 마음보단 길어지는 분쟁과 논쟁을 피하고픈 마음으로 살아오고, 여러가지 일들은 여자친구를 좋아해서보단 알 수 없는 의무감으로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치명적인 저의 오류는 이런것들이 모두 자기는 우리 가족만큼 편하다 라는 생각이 제 머리에 담겨있었기때문이고, 말만 많고 실천하지 않는 노력의 부재가 두번째요, 무슨 일을해도 얻는가치보다는 잃어버린 가치를 더 신경썼던게 셋째요, 이를 변명으로 막으려했다는거...여자친구에게 이해를 구하려하면서 지나가려한게 마지막이요.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까 그것만 생각해도 그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웠습니다. 손이 덜덜떨리고 저릿하게 감각이 없고 머리는 계속 어지럽고 한여름에 오한이 돌더군요. 마음을 추스른 지금은 좀 낫지만 스스로에게 드는 이 불쾌한 기분은 계속 누린내가 나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 '난 그럼 100일동안 무엇을 한걸까?' '내가 얼마나 한심하고 못난 놈이었는가?'등의 자기비판이 쏟아지고, 종국에는 그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거. 또 그게 여자친구외에도 평소 생활습관에서도 보였다는거...그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다른사람에게 비쳐지는것따위를 넘어서서 내가 나를 보기 싫어질정도니까요..

직원창고에 숨어서 혼자서 몇십분간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내가 너무 싫고 짜증나고 두렵고 그런 잡감정들이 다 섞여서요

아 진짜 저는 개x끼 맞나봅니다. 근데 저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도 않고 개x끼가 되고싶지도 않습니다. 이 원치않는 상황을 여자친구에게 강요하고 싶지도 않고 저를 이해해달라고 빌고싶지도 않습니다. 달라지고 싶습니다. 20대초반밖에 안되는 나이많으신분들이 보기엔 어린놈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구질구질한거 다 몰아내고 싶습니다.

이런 현실도피, 자기합리화, 피해망상, 지독한 이기심...그로인한 자기혐오.. 더러운거 다 몰아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정신과 좀 가보려구요...누구에게라도 다 털어놓고 고칠 수 있다면 뾰족한 답이 아니라 애매한 추상문이라도 상관없으니깐요....

여자친구에게 생각해봐야겠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확실해지면 다시 연락한다고 했으니까요. 

정신차릴때까지 즐겨하던 게임이나 웹질도 당분간 관두겠습니다. 제가 세월이 흘러도 이따위로 살게되면 그때는 내탓말곤 누구탓도 못하게될거같으니까요.

고민도 아닌 구질구질한 글이라 한잔게시판분에 주저리주저리 올린거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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