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이야기들은 어머니께도 털어놓은적이 없어요 ...
계속 가슴 한켠에서 자리잡고 날 옥죄고 있었죠
그런데 방금 베오베에서 비밀을 털어놓아 보라는 글을 보게 되었고
그래서 오늘 용기내어 여기 익명이라는 무기를 들고 제 트라우마와 싸워보기로 결심합니다.
저의 어렸을때는 별로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어요
학교 설문지에는 언제나 내 꿈과 희망만 담겨 있을뿐 현실과의 괴리감이 존재했죠 ..
우리 아버지는 매일 술을 드시고 폭력을 ... 휘둘렸어요
주로 싸우는건 언제나 어머니쪽이었죠 저는 항상 좁은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채 울고만 있었어요
( 그리고 저는 이 시기 부터 꿈을 기억하지 못해요 ...
간혹 한 번씩 꿈을 꿨다 라고 기억이 날 때가 있는데 현재 몇 번의 꿈 빼고는 전혀 기억을 못합니다 ... )
어머니가 아버지와의 불화를 참지 못하고 나갈때마다 아버지는 집 문을 걸어잠궜고
어린 저는 아버지가 잠들때 까지 기다렸다가 어머니를 위해 문을 다시 열어놓곤 했어요 ...
어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술을 드시게 되었고 동네의 좀 노는(?) 아주머니와 어울리게 되었죠
어머니는 점차 집에 들어오지 않고 아버지는 격화 되었어요 ...
수차례 이혼하자며 싸우시곤 했어요 ...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는 집에 저는 항상 혼자였죠 ...
( 유일하게 친구가되어준 강민 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지금도 잘 지내는지 궁금하고 ... 언제나 고마웠어요 )
고등학교때 즈음 드디어 어머니와 아버지가 술을 끊고 조금씩 가정이 정상화 되는 듯 보였어요
그러나.. 이때 부터 저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언제나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
밥먹을때도 학교갈때도 컴퓨터를 할때도 언제나 언제나
모든게 부모님들 탓인거 같았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고 ...
제 학창시절은 모두 이런식으로 흘러갔죠
분명 두 분은 이제 술도 안드신거같은데 제 느낌에는 표현 할 수 없는 매우 베타적인 그런 감정들이 나타났어요
항상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제가 싸우기 시작했어요
싸웠다 라기보다는 제가 항상 등 돌리고 있었던거같아요 ...
그리고 그 기분은 요즘은 조금 덜 하지만 여전히 제게 남아있네요 ...
지금은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간혹 집에 내려가면 아직도 그런 기분이 묘하게 피어 올라요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아야되 라고 생각하지만 ... 이 묘한 기분, 감정을 완전히 제어하고 억제할 수가 없어요 ..
단 한번도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는것과 별개로 이 묘한 베타적인 감정을... 이 역설적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간혹 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보는게 좋을까 생각해보지만 ... 그건 좀 무섭네요
뭐 ... 그래도 대중없이 떠들긴 했지만 이렇게 풀어놓고 보니 한결 가벼워졌네요
만약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셨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끝마쳐야 할 지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