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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희생자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게시물ID : sewol_21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젠SKY
추천 : 1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8 21:23:47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에게 다녀왔습니다.


너무 감상에 빠진 것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되지만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모자란 글 솜씨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나름 사회문제에 관심도 많고 정치적 소관도 뚜렷하다 여겼지만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행동하지 않았던 비겁한 청년입니다.


비록 비겁하지만 아이들 가는 길 인사라도 꼭 해주고 싶은 마음에 안산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이전까지 언론에 대한, 정부에 대한, 정치인들에 대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분노와 화만 가슴에 가득했지만 안산으로 가는 길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에 이상스레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분향소 근처에 다다르니 생각보다 많은 추모객들로 제법 차가 많았습니다.


가능한 폐라도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에 멀찍이 주차를 하고 우산을 받쳐 들고 분향소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분향소로 가는 길 수 많은 추모 현수막과 자원봉사자들이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택시로 희생자 가족 분들의 발이 되어주시는 분들, 교통 통제를 도우시는 분들, 분향소 가는 길을 안내해 주시는 분들.......


‘이렇게 모두가 같이 슬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아이들에게 어떤 인사를 어떻게 건네야 할지 걱정 뿐 이었습니다.


분향소 앞에 줄을 서서 헌화할 국화꽃을 받아 들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눈앞의 광경은 믿을 수도, 믿어지지도 않는 광경이었습니다.


단지 눈물만이 조용히 흐르더군요.


그리고 정신이 멍해졌고 머릿속은 텅 비어 버렸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차 앞이었습니다.


순간 그 때까지도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음을 느끼고 화들짝 정신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건네지 못했습니다.


차마 믿을 수 없는,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광경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단정한 교복차림에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너무도 예쁜 아이들 백 몇십명의 사진이 겹겹이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산처럼 쌓인 해맑은 아이들의 사진을 차마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곳으로 잘 가라는 인사도 전하지도 못했습니다.


단지 딱 두가지 생각만이 돌아오는 길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미안하다.”


“더 이상 미안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너희들 몫까지 더 열심히 살게.”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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